제타 1.6 TDI 블루모션
제타 1.6 TDI 블루모션 타보니
폴크스바겐다운 ‘간결함’
7단 더블클러치 기능 절정
디젤엔진 소음 등 아쉬워
폴크스바겐다운 ‘간결함’
7단 더블클러치 기능 절정
디젤엔진 소음 등 아쉬워
한국에서 ‘제타’는 쉽게 말해 ‘더 유명한’ 골프의 세단 버전 정도로 인식되는 측면이 강하다. 보통은 세단이 기준인데 골프가 워낙 세다 보니까 거꾸로 골프의 파생 모델처럼 취급받는 셈이다. 그런데 제타가 신형 6세대로 바뀌면서 완전히 다른 세단으로 독립선언을 했다. 아반떼보다 약 11㎝ 정도 길고 높이도 5㎝ 정도 높다.
제타는 그야말로 실속형 차량이다. 폴크스바겐 말대로 ‘그냥 차’(Das Auto)라고 할 수 있다. 골프와 다르게 보이려고 심혈을 기울였다고는 하는데, 폴크스바겐이라는 브랜드가 풍기는 간결한 디자인의 본질에는 변화가 거의 없다. 디자인 수장인 발트 드 실바는 “간결하고 매력적이고 견고하고 다이내믹하도록 디자인했다”며 “간결한 것이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변화는 있되 달라 보이지 않도록 한 것도 나름 성공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외장을 보면 간결하면서도 자동차 용도에 맞게 각종 계기나 장치들이 구성돼 있다. 시승한 1.6 티디아이(TDI) 블루모션 기본형은 모든 면에서 경제성을 추구한 차이기 때문에 센터 모니터나 선루프 같은 옵션도 없다. 화려한 내장의 아반떼와 대비된다.
핸들링이나 시트의 편안함, 액셀을 밟아 달리는 감각도 폴크스바겐다움 그대로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기본에 아주 충실하다. 1.6 티디아이 엔진은 105마력에 25.5kg·m의 토크를 내는데, 최신 코먼레일 직분사 터보 기능이 들어 있어 파워면에선 부족함이 없다.
제타를 몰아보면 디에스지(DSG)라고 하는 7단 더블클러치 변속기의 짜릿함에 빠져들게 된다. 이 변속기를 먼저 채용한 회사답게 기능이 절정에 이른 듯싶다. 기어변환이 종횡무진이어서 엔진 회전수가 아니라 기어 변환을 통해 속도를 높여 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재미난 것은 기어가 1단은 시속 10㎞, 2단 20㎞, 3단 30㎞, 4단 40㎞, 5단 50㎞, 6단 60㎞ 등으로 바뀐다는 점이다. 주행 중 대부분 기어변환은 1300~1800rpm 정도에서 이뤄지는데 70㎞ 정도가 되면 벌써 7단을 기웃거린다. 로직이 극단적인 경제형으로 설정된 셈이다. 기어 변환도 모니터를 봐야 알 수 있을 정도로 순간적이고 자연스럽다.
안전 최고속도가 190㎞인데 계기판은 280㎞로 나와 있다. 자동정지출발(ISG)시스템이 적용된데다 에너지 회생 시스템도 갖춰져 있어 차의 효율을 더해 준다. 하체가 단단하면서도 코너링이 유연해 웬만하면 타이어 마찰음을 내지 않는다. 연비는 통상 도심주행에서는 ℓ당 14~17㎞ 정도이지만 고속도로 정속 주행에서는 20㎞ 정도까지도 나온다.
다만 구입 시 디젤차라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시승차는 1만7000㎞를 달린 차인데, 준중형의 평균적인 소음을 감안하더라도 디젤 엔진음에다 잡소리까지 끼어들기도 한다. 중속 이상에선 타이어 마찰음도 제법 들어온다. 제타는 폴크스바겐이 작심하고 미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차다. 신형을 내놓으면서 가격도 2000달러 정도 내렸다. 그 덕분에 지난 8월에 미국 시장에서 1만4500대를 팔아 1만5000대를 판 엘란트라(아반떼)를 턱밑까지 추격하기도 했다. 이홍동 기자 hdlee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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