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이 올해 도요타와 제너럴모터스(지엠)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생산·판매업체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일본 지진에 따른 생산차질 등에 타격을 받아 4위로 미끄러졌다.
미국 최대 시장조사업체인 ‘제이디파워’는 23일(현지시각) 폴크스바겐그룹이 올해 780만대의 자동차를 팔아 720만대 판매에 그칠 지엠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뒤를 르노·닛산(680만대)이 뒤따르고 있고, 지난해 세계 1위였던 도요타는 670만대 판매로 4위로 내려앉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이에이치에스(IHS) 오토모티브’와 ‘피더블유시(PwC) 오토팩츠’ 등 다른 조사기관들의 전망도 폴크스바겐그룹의 1위 등극을 점쳤다.
폴크스바겐, 아우디, 스코다, 벤틀리, 람보르기니, 세아트, 부가티, 포르셰 등 8개 브랜드(상용차 스카니아 포함하면 9개)가 모인 폴크스바겐그룹은 저렴한 ‘국민차’부터 초고급 스포츠카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게다가 현재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 일찌감치 진출해 판매 1위를 달리고 있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폴크스바겐의 마틴 빈터콘 회장은 2008년에 당시 1위이던 도요타를 2018년까지 넘어서겠다고 장담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목표는 예상보다 7년이나 빠르게 이뤄지게 됐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보도했다.
다만 이 1위는 도요타가 대지진으로 인해 부품수급에 차질을 빚은 상황에서 얻은 ‘어부지리’에 가까워 진짜 진검승부는 내년에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이디파워의 분석팀장인 제프 슈스터는 “도요타가 내년에 다시 무대에 등장하면 볼 만한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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