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자동차

연비 높이려면 ‘탄·예·사’가 기본이에요

등록 2011-11-02 20:14수정 2011-11-02 21:23

가솔린 연비왕 조상훈씨가 본인의 애마 포르테 옆에서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가솔린 연비왕 조상훈씨가 본인의 애마 포르테 옆에서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비왕 2인의 ‘기름절약 비법’
* 탄·예·사 : 탄력운전·예측운전·사전준비
가솔린 ‘포르테’ 24.2㎞/ℓ 조상훈씨

10만원대 ‘에코 인디게이터’ 장착
급출발·급가속 등 나쁜습관 고쳐

전국 평균 휘발유값이 ℓ당 2000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울·경기·인천은 이미 2000원을 넘어섰다. “휘발유 무서워 차 세워둔다”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정부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만나봤다, 기름 아끼는 데는 일가견이 있다는 운전자 두 명을. 한 사람은 가솔린차로, 또 한 사람은 디젤차로 ‘연비왕’ 타이틀을 달았다.

■ “연비 향상은 내 운명” 지난 8월 말 교통안전공단 주최로 일주일간 300㎞ 이상을 달려 최고 연비를 내는 사람을 뽑는 ‘경제운전 연비왕 선발대회’가 열렸다. 조상훈(41)씨는 100명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공인 연비 14.1㎞/ℓ인 2008년식 포르테로 24.2㎞/ℓ의 연비를 기록해 우승했다. 웬만한 운전자는 공인 연비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하기 마련인데 조씨는 ℓ당 무려 10.1㎞나 더 달렸다. 비결이 뭘까?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조씨의 흰색 포르테에 동승했다. 여느 차량과 비슷했지만 한 가지 눈에 띄는 장치가 있었다. 현재 속도와 연비, 연료소모지수 등 연비와 관련된 수치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에코 인디게이터’가 그것이다. 내비게이션 모니터에 연동해 쓸 수 있는 이 기기를 조씨는 “경제운전 도우미”라고 불렀다. “순간 연비는 물론이고 연료가 어느 정도 들어가는지까지 한눈에 보여주죠. 급출발·급가속 때 연료 사용량이 80~90%까지 올라가는데, 보고 있으면 나쁜 운전습관이 싹 사라져요.” 가격이 10만원대 후반이라 부담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알뜰한 운전습관을 들이는 데 꼭 필요하다고 조씨는 강조했다.

역삼동에서 구룡터널 등 약 30㎞ 코스를 오가는 동안 조씨는 바쁘게 그러나 여유있게 움직였다. 시선은 전방과 인디게이터를 수시로 살폈고, 발은 바쁘게 가속페달을 밟았다 뗐다 했다. 차와 한몸이 돼 움직이던 조씨는 세가지 원칙을 얘기했다. “탄력주행, 예측운전, 사전준비, 이 세 가지를 지키면 연비는 올라가게 돼 있습니다.” 조씨는 시속 70~80㎞에 다다르면 가속기에서 발을 뗐고, 속도가 줄어들면 다시 가속기를 밟았다. 달리는 탄성을 이용해 주행하는 탄력주행이다. 조씨는 “액셀을 계속 밟고 있지 않아도 충분히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며 “그만큼 연료 소모량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밖에도 전방 100m 정도를 시야에 담은 채 예측운전을 해 브레이크 밟는 횟수를 줄였고, 멈춰설 때마다 기어를 주행 모드(D)에서 중립 모드(N)로 옮겨 놨다. 사전준비도 철저히 했다. 엔진오일·미션오일 등을 기간에 맞춰 바꾸는 것은 기본이고, 틈날 때마다 정비소에서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해 도로 접촉 면적을 최소화했다. 외출 전 도로 상황을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조씨는 현재 유통업체 운송팀에서 유해가스를 절감하고 연비를 높이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회사에서 한해 연료비로만 300억원가량을 쓰는데 1%만 절약해도 3억원을 아낄 수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제 차를 이용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시험해 보고 있습니다.”

디젤 ‘코란도C’ 18.9㎞/ℓ 노찬웅씨

터빈 제기능하는 2000RPM 유지
30초~1분 예열·후열과정 가져야

디젤차 연비왕 노찬웅씨가 본인이 운전했던 코란도시(C) 옆에 서서 웃고 있다.
디젤차 연비왕 노찬웅씨가 본인이 운전했던 코란도시(C) 옆에 서서 웃고 있다.
■ “자기 차부터 먼저 잘 이해해야” 지난달 11~12일에는 쌍용자동차 본사가 있는 경기 평택에서 전북 변산반도까지 왕복하는 ‘코란도시(C) 최고 연비 콘테스트’가 열렸다. 2명씩 짝을 이뤄 총 10개 조가 참가한 이 대회에서 노찬웅(27)씨가 지인인 김준태씨와 함께 출전해 연비왕 타이틀을 땄다. 노씨는 디젤차인 코란도시의 공인 연비인 14.6㎞/ℓ보다 4.3㎞를 더 달린 18.92㎞/ℓ를 기록했다. “당시 코스 중간 지점에서 차량 전복 사고가 발생해 길이 좀 막혔어요. 이것만 아니었으면 ℓ당 19㎞를 넘길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죠.” 현재 클릭 디젤 2007년식을 몰고 있을 만큼 디젤차 애호가인 노씨에게 디젤차 경제운전 요령을 물어봤다.

1일 경기 의왕시에서 만난 노씨는 만나자마자 대뜸 보닛을 열어 엔진 옆에 붙어 있는 터빈을 보여줬다. “가솔린 차에는 없는 이 터빈이 디젤엔진의 출력을 높여주죠. 터빈의 원리를 잘 이해하고 운전해야 높은 연비를 얻을 수 있습니다.” 터빈은 엔진에 많은 공기를 강제로 불어넣어 폭발력을 키우는 구실을 한다. 디젤엔진은 가솔린엔진처럼 스파크로 점화하는 게 아니고 공기를 압축해 폭발시키기 때문에 이런 장치가 필요하다고 한다. 요즘 나오는 디젤차 대부분에 이 터빈이 붙어 있고, 이를 통틀어 터보엔진이라 부른다.

노씨는 “보통 1800아르피엠(rpm) 이상에서 터빈이 제구실을 시작한다”며 “시속 80㎞ 아래에서는 이 정도 상태를 유지하면서 달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디젤차의 경우 보통 출발 전과 도착 후 30초~1분의 예열·후열 과정을 거치라고 하는데 이 역시 터빈이 제기능을 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터빈이 주행중에 엄청난 열을 받기 때문에 사전 예열 단계와 사후 진정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디젤차에만 있는 이른바 ‘돼지꼬리’ 표시가 사라진 뒤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어야 한다.

노씨도 가솔린 연비왕 조씨처럼 기본적으로 탄력주행, 예측운전, 사전준비를 강조했다. 다른 것이 있다면 탄력주행을 할 때 가속기에서 완전히 발을 떼지 않고 살짝 올려둬 약간의 출력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터보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라는 게 노씨의 설명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타이어를 직접 교체할 정도로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던 노씨는 현재 자동차 실내 튜닝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원래 건축회사를 다녔지만 차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워낙 커서 아예 업종을 바꿨다. 조씨는 “독일 사람들은 차에 기능이 300가지가 있다면 그 300가지를 다 이용하며 차를 탄다고 한다”며 “무엇보다 본인 차의 원리와 기능을 잘 이해하고 타야 경제운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