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내년 판매 목표 확대
그랜저·K7과 치열 경쟁 예고
혼다도 내년 하반기 진입 계획
그랜저·K7과 치열 경쟁 예고
혼다도 내년 하반기 진입 계획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예상되던 미국산 일본 자동차의 국내 시장 공습이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선두주자는 최근 1~2년간 엔강세 현상으로 가격 경쟁력이 심각하게 훼손됐던 일본 도요타이다. 도요타 북미법인은 5일 “내년 1월부터 미국에서 생산되는 신형 캠리 최고급 모델을 한국에 수출할 예정”이라며 내년 국내 시장 판매 목표를 6000대로 제시했다.
도요타는 지난달 일본 브랜드 중 처음으로 미국산 자동차인 미니밴 ‘시에나’를 들여오는 등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협정이 발효되면 미국산 자동차에 적용되던 관세 8%가 4%로 떨어진 뒤 발효 5년째는 완전 철폐된다.
시에나가 예고편이라면 미국산 캠리는 도요타의 국내 시장 공략 본격화를 의미한다. 캠리는 도요타의 자존심을 대변하는 차종으로, 1983년 첫 생산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전세계에 1500만대가 팔려나간 인기 모델이다. 지난 9월 북미 시장에 나온 7세대 뉴 캠리도 지난 한달 동안 2만2000대 넘게 팔리며 월간 판매 1위에 올랐다.
특히 도요타 쪽이 밝힌 판매 목표는 예사롭지 않다. 2009년부터 들어온 일본산 캠리는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2000대 남짓 팔렸다. 내년 판매 목표량이 올해 판매량의 세배인 셈이다. 박은석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차장은 “일본 브랜드는 여타 브랜드에 견줘 목표를 보수적으로 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도요타가 6000대를 제시한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밝혔다.
조항삼 혼다코리아 부장은 “중형 수입차 시장 규모 자체가 6000대가 되지 않는다”며 “결국 도요타가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회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중형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혼다 어코드나 닛산 알티마 등 중형 수입차 시장에서의 나눠 먹기 경쟁이 아니라 현대차의 쏘나타나 그랜저, 기아차의 케이(K)5나 케이7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얘기다.
관건은 가격이다. 현대증권은 최근 캠리 미국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관세 인하분과 물류비 등을 반영한 미국산 캠리의 국내 판매가격을 3175만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는 일본산 캠리 가격(3490만원)보다 300만원가량 싸고, 그랜저나 케이7과의 가격 차이가 100만~200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도요타가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 가능성도 있다. 실제 한국토요타는 미국산 시에나 판매 가격을 관세 인하분을 반영한 예상값보다 300만~400만원 더 싸게 책정한 바 있다.
도요타 외에 다른 완성차 회사들도 자유무역협정 바람을 타고 국내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혼다도 내년 하반기 어코드 등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을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미국 포드는 최근 국내 법인 인력을 대폭 늘리며 판매망을 확충하는 내수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도요타 외에 다른 완성차 회사들도 자유무역협정 바람을 타고 국내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혼다도 내년 하반기 어코드 등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을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미국 포드는 최근 국내 법인 인력을 대폭 늘리며 판매망을 확충하는 내수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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