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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50만원도 많다고 보험처리했는데…
사고 수리비 208만원 ‘날벼락’

등록 2011-12-12 18:09수정 2011-12-12 22:05

BMW 750Li
BMW 750Li
BMW와 접촉사고 냈더니…
땅값 비싼 강남에 수리센터
공임 높고 부품 수입에 폭리
외제차 수리비 5.3배 비싸
전체 보험료 인상요인 작용
밤 12시쯤 귀가한 지난 10월31일, 아내가 호들갑을 떨었다. “시장에 갔다와서 아파트 주차장에서 후면 주차를 하다가 다른 차 트렁크를 ‘꽝’하고 박았어. 너무 늦은 밤이어서 서로 연락처를 교환한 채 헤어졌는데, 그 차가 엄청나게 컸어.” 기자는 “크다면 그랜저급이겠지”라며 “내가 책임질테니 나한테 연락하도록 하라”고 아내를 달랬다.

다음 날. 사고를 당했다는 사람한테서 연락을 받았다. 어느 중소기업 대리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아무개씨는 “차가 BMW 750Li인데 범퍼를 갈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BMW수리 센터에 맡기면 300만~500만원 든다. 50만원을 계좌로 보내주면 그 것으로 처리하겠다”고 제안했다. 보험으로 처리하겠다고 하자 그는 “그렇다면 BMW교대 서비스센터에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 달 뒤인 11월30일 거래 보험사인 ㅈ화재에서 연락이 왔다. 사고 수리비가 총 208만원이라고 했다. 황당했다. 국산차와 접촉 사고를 낸 적 있는 지인들에게 물어 봤더니, 범퍼 수리비용은 적게는 30만원, 많아야 80만원 정도였다. 사고를 당한 이 대리가 처음에 요구한 50만원의 4배를 넘는 수리비가 나온 것도 믿기지 않았다. 수리비를 보니, 범퍼값 120만원, 수리공 품삯인 ‘공임’ 85만원(범퍼교체 31만원, 도색 54만원)으로 돼 있었다.

숱하게 지적돼왔듯 외제 승용차의 고가 수리비는 전체 자동차 보험료를 대폭 끌어 올리는 요인이다. 더욱이 외제차 판매는 날로 늘고 있다. 9월말 기준 외제차 등록수는 60만대로 1년 전 49만대보다 20%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국산차는 2.6% 증가에 그쳤다. 외제차 판매 호조는 접촉 사고와 보험료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보험개발원이 자동차 충돌실험 뒤 지난 1일 내놓은 분석 결과를 보면, 외제차의 평균 수리비는 1456만원으로 국산차 275만원의 5.3배에 이르렀다. 외제차의 부품 값은 국산차의 6.3배, 공임 5.3배, 도장료는 3.4배에 이르러 국산차를 운전하는 서민·중산층이 외제차를 들이받으면 엄청난 부담을 지게된다.

외제차의 전반적인 수리비 과다는 공임에서 주로 비롯된다. 국산차의 시간당 공임은 2만3000원이지만, 외산차인 비엠더블유는 5만5200원, 도요타는 3만5000원, 포드는 3만원이다. 왜 그럴까?

한 자동차 수리 센터 직원은 “국산차건 외제차건 수리를 하는 직원의 임금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외제차 수리센터가 높은 임대료를 무는 강남 요지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임에 임대료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공임이 높을 수밖에 없다. 외제차를 강남 사람들이 주로 구입하는 것을 고려해 본다면, 강북 사람이 외제차를 박았을 때 강남 사람의 편의를 위해 높은 임대료 비용까지 물어내야 하는 셈이다.”


또 다른 문제는 외제차 수입업체의 폭리이다. 권택기 한나라당 의원이 최근 보험개발원에서 제출받은 보고서를 보면, 외제차의 국내 부품 공급 가격은 해외 현지보다 평균 1.4∼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우디 에이(A)6의 에어컨 팬은 독일에서 26만5000원이지만 한국에서는 64만3000원에 이른다. 임장호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팀장은 “외산차 수리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품가격의 세부정보를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또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표준 공임을 산출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외산차 딜러별로 공임에 차이가 너무 크다는 점에서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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