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해인 2012년엔 어떤 신차가 등장해 자동차 마니아들의 가슴을 들뜨게 할까.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라 자동차 시장이 내수와 바깥 시장을 막론하고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신차가 시장에 불어넣을 에너지는 내년에도 올해 못지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에도 신차가 대거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와 뚜렷하게 대비되는 점은 국산차와 수입차 간의 신차 라인업이다. 올해는 현대·기아자동차를 중심으로 국내 완성차업계도 적지 않은 신차 라인업을 보였지만, 내년엔 수입차 절대 우위의 신차 경쟁 구도를 보일 예정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반면, 수입 브랜드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바람을 타고 내수 시장 공략 고삐를 더 죄는 분위기다.
14일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내년 수입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선보일 차종은 대략 50여종에 이를 것으로 파악됐다.
65대가 나온 올해보다는 다소 줄어든 수준이다. 박은석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차장은 “일반적으로 연초 계획된 물량보다 실제 나오는 신차가 더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다”며 “이미 50여대 신차가 확정된 만큼 실제 내년에 나올 신차는 올해와 비슷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 브랜드들은 양만큼이나 질적으로도 한층 매력있는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단연 눈에 띄는 차종은 내년 1월 중순 무렵 등장할 일본 도요타의 중형세단 7세대 캠리다.
캠리는 1983년 생산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전세계에 1500만대가 팔려나간 도요타의 대표 전략 차종이다. 특히 도요타 쪽이 한-미 에프티에이를 계기로 미국에서 생산된 차를 들여올 예정이어서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는데, 파격적인 가격 책정으로 국내 쏘나타와 케이(K)5의 아성을 얼마만큼 넘어설지 주목된다. 도요타 쪽은 이미 캠리의 국내 판매목표를 올해 판매량의 두 배가 훌쩍 넘어서는 6000대를 제시하며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독일 베엠베(BMW)가 내년 상반기에 내놓을 뉴 3시리즈도 기대작이다. 2005년 5세대 이후 7년 만의 풀체인지 모델로 역동성과 우아함을 강조한 베엠베 특유의 디자인과 높은 효율성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3시리즈 위 급인 5시리즈는 올해 수입차 중 최다 판매에 오르면서 국내 소비자에겐 친숙한 모델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이외에 독일 폴크스바겐이 들여올 미국산 파사트나 아우디의 뉴 큐(Q)3 등도 국내 소비자들의 차심(車心)을 유혹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내년 수입차가 전반적인 자동차 시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올해보다 21.7% 늘어난 14만대가량이 팔릴 것으로 내다본다. 한 수입차 회사 관계자는 “수입차 내수 시장 점유율 10% 돌파는 무난하다”고 자신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종류는 적지만 파급력은 만만치 않는 신차로 수입차 업체들의 공세에 맞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일단 7년만에 풀체인지돼 나오는 현대차의 신형 싼타페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높다. 육각형 그릴 등 한층 개선된 디자인과 상품성을 선보일 것으로 스포츠실용차(SUV) 마니아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 있다. 출시시기는 내년 4월로 예정돼 있다.
기아차의 케이9도 무시 못할 기대주다. 오피러스 후속작으로 현대차의 에쿠스와 제네시스 중간급으로 기획된 기아차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분류된다.
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부산 모터쇼에서 케이9의 모습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외에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에 나온 중형 왜건 스타일의 아이(i)40의 세단형 모델과 아반떼 쿠페를 준비중이다. 이외에 한국지엠(GM)은 지엠의 대표 스포츠카인 콜벳을 내년에 들여온다.
김경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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