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보다 15.6% 증가…친환경차에 4조6000억
심야근무 폐지도 영향…고용은 겨우 100명 늘어
심야근무 폐지도 영향…고용은 겨우 100명 늘어
기아자동차는 지난 22일 순수전기차 ‘레이’를 내놨다. 국내 첫 양산 전기차라는 수식어가 달렸다. 25분만 충전하면 최대 139㎞를 달릴 수 있을 정도로 경제성을 갖췄다. 하지만 주행 중 에어컨이나 히터를 켜면 최대 주행거리가 30~40%나 줄어든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었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선 기술 혁신과 투자가 필요한 셈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9일 내년에 올해(12조2000억원)보다 15.6% 늘어난 14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 예상 경제성장률(3%대 후반)을 훌쩍 넘는 수준으로 투자를 늘렸다.
눈에 띄는 부분은 하이브리드차와 양산형 전기차, 수소연료전기차 등 친환경·고효율 차 개발에 전체 투자액의 32.6%인 4조6000억원을 쏟아붓는다는 대목이다. 그간 현대차그룹이 4000억~6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레이를 비롯해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케이(K)5 하이브리드를 내놓은 점을 고려하면 친환경차 개발 투자를 대폭 늘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현대차그룹은 일반 자동차 제조 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지만, 고연비·친환경차 등 차세대 자동차 제조 기술은 경쟁사에 견줘 한발 뒤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예로, 일본 도요타는 최근 1ℓ 주유에 35㎞나 가는 소형 하이브리드차인 ‘아쿠아’(해외명 프리우스C)를 공개해 연비 경쟁력을 재확인시켰다.
한 자동차 업계 고위 인사는 “사실 일반 자동차 기술은 (업체간) 거의 평준화됐다고 볼 수 있다”며 “친환경차 제조 경쟁력 확보와 관련 투자가 앞으로 시장 주도권 경쟁에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2013년부터 도입 예정인 주간 연속 2교대제도 내년 투자가 크게 늘어난 주요 배경이다. 심야근무가 폐지되면서 감소하는 생산성을 만회하기 위해선 노후화된 라인 조정이나 공장 증설 등 시설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내년 시설투자 비용으로 올해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9조원을 책정했는데, 이 중 국내외 신공장 건설 및 설비 확충에 2조원을 쓰기로 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간 연속 2교대제에 따른 생산성 감소를 막아내기 위해선 현대차는 3000억원, 기아차는 1500억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현대차그룹은 이런 투자 계획과 함께 내년에 대학생 인턴 1000명을 포함해 75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밝혔다.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이긴 하지만 올해(7400명)에 견줘 100명(2%) 늘어난 수준이다. 내년 총투자증가율(15.6%)은 물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견줘도 낮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 현대건설이 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신규 고용 증가율은 더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신규 채용 규모를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분에 따라 정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총고용인원은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또 현대차그룹은 이런 투자 계획과 함께 내년에 대학생 인턴 1000명을 포함해 75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밝혔다.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이긴 하지만 올해(7400명)에 견줘 100명(2%) 늘어난 수준이다. 내년 총투자증가율(15.6%)은 물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견줘도 낮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 현대건설이 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신규 고용 증가율은 더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신규 채용 규모를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분에 따라 정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총고용인원은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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