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모터쇼에 참여한 세계 완성차 회사들은 하이브리드 차와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와 기름이 적게 드는 소형차를 앞다퉈 주요 무대에 전시했다. 위는 현대차가 내놓은 전기차 콘셉트카인 아이오닉, 오른쪽 위 부터 독일 폴크스바겐의 신형 골프 지티아이 카리브올레, 베엠베 116디 이피션트다이내믹스, 일본 도요타의 야리스 하이브리드. 각 사 제공
6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 전시장에서 세계 5대 자동차 전시회 중 하나인 ‘제네바 모터쇼’가 열렸다. 올해로 82회째인 이 모터쇼는 주최국에 완성차 회사가 없어 자동차 시장의 새 흐름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행사로 꼽힌다. 이번 모터쇼는 주제가 ‘미래를 향해 달리다’인 데서 보듯이, 앞서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미국)나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독일)에서 꾸준히 주목을 받아온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와 기름이 적게 들어가는 소형차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주제의식이 다소 정체된 듯한 느낌도 주지만, 3~4년 전부터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아온 ‘그린카’의 중요성이 이번 모터쇼에서도 재확인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그린카 전성시대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모터쇼에서 새로 공개되는 자동차만 180종이다. 시선을 끄는 자동차는 소형차와 하이브리드 차다. 유럽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완성차 회사와,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고 하는 자동차 회사들이 유럽 재정위기로 가뜩이나 지갑이 얇아진 유럽 소비자들을 파고들기 위해 친환경·소형차를 무더기로 쏟아냈다.
유럽 대중차의 선두주자인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직분사 엔진인 티디아이(TDI)와 2개의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크로스 쿠페’를 앞세웠다. 유럽 연비 기준으로 55.6㎞/ℓ에 이르는 평균 연비는 고연비 자동차의 왕좌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유럽 중심의 클린 디젤차와 일본과 북미 중심의 하이브리드 차 사이의 치열한 전투가 현재진행형임을 실감케 한다. 유럽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친숙한 준중형급인 골프 지티아이(GTI) 모델 최초로 오픈카 버전인 ‘신형 골프 지티아이 카브리올레’도 팔렉스포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럭셔리카 브랜드로 알려진 완성차 회사들도 소형차 전쟁에 뛰어들었다. 아우디는 신형 에이(A)3을, 베엠베는 1시리즈를 실속차의 종결자로 내세웠다. 특히 베엠베 1시리즈인 ‘116디(d) 이피션트다이내믹스’는 소형차에선 보기 드문 최고 114마력짜리 터보 디젤엔진을 장착한 덕택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이 10.5초에 불과하다. 경제성과 힘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환경차 대열에서 빠질 수 없는 일본 도요타는 ‘야리스 하이브리드’라고 이름 붙은 중소형 하이브리드 차를 최초로 선보인다. 도요타 쪽은 연비 등 이 차량의 세부 제원에 대해선 말을 아낀 채, 동급 대비 가장 낮은 이산화탄소 배출량(79g/㎞)만 일단 공개했다. 이 회사는 ‘미래 도요타 비-세그먼트 하이브리드’(FT-Bh) 콘셉트카도 이번 모터쇼에 출품한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실현 가능한 이산화탄소 최저 배출량 실현을 목표로 디자인됐다”고 밝혔다.
■ 국내차는?…정몽구 회장 진두지휘 현대·기아차도 팔렉스포에 마련한 1350㎡(약 408평) 규모의 전시장에 전기차 콘셉트카인 ‘아이오닉’을 비롯해 아이(i)30 왜건, 아이20 개조차 등 모두 17개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아이오닉은 현대차 유럽 연구개발(R&D) 센터가 개발한 차로, 외부 전원을 쓸 수 있는 충전장치와 엔진을 함께 탑재한 게 특징이다. 전기차 모드로 주행하다 배터리가 소모될 때 엔진을 이용하는 형태로 동작하는 이 차량의 최대 주행거리는 700㎞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번 행사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현대·기아차의 수뇌부 대부분이 참석한 대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 시장 침체가 4년 내리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유럽 시장 공략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정 회장의 참석 배경을 설명했다. 정 회장은 이번 모터쇼 기간 동안 유럽 담당 현대·기아차 고위 임원들과 함께 마케팅과 생산 전략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외에 쌍용차는 고연비 엔진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 기술을 적용한 소형 크로스오버실용차(CUV) 콘셉트카인 엑스아이브이(XIV)-2와 코란도시(C) 등을 전시하고, 한국지엠은 모기업인 지엠을 통해 기존 세단 모델보다 넓게 설계된 쉐보레 크루즈 왜건 양산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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