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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자동차는 □□□ 로 달린다

등록 2012-03-27 21:21수정 2012-03-27 21:55

현대차그룹, 차량용 반도체에 뛰어든 까닭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반도체 설계 전문 계열사인 ‘현대차전자’에 1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선 휴대전화와 개인용컴퓨터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상당부분 공급하는 현실에서 현대차가 따로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는 것으로 보고 의아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현대차가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는 이유가 뭘까?

현대차전자에 1000억 투자
제어장치 등에 반도체 필수
전자부품이 원가의 20~30%

수년 전부터 자동차는 기름을 먹고 달리는 게 아니라 반도체를 싣고 달린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게 나왔다. 또한 전자·통신(IT)과 자동차의 융복합화, 혹은 ‘스마트카’ 출현 등의 표현도 부쩍 자주 등장한다. 자동차의 기능이 단순 운송수단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 숨겨진 존재가 반도체다.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에는 200여개의 반도체가 들어 있고, 전자장치 부품이 자동차 원가의 20~30%를 차지한다.

예를 들어, 최근 출시되는 차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크루즈컨트롤(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장치)이나 차선이탈방지시스템은 물론 주행 환경에 따라 출력과 연비를 조절해 연비를 높여주는 신형 엔진의 필수 부품은 모두 반도체다. 자동차 내·외부의 온도와 습도·압력 등의 정보를 감지하고, 이를 토대로 자동차의 각종 장치를 제어하는 기능도 반도체가 맡는다. 안전하고 경제적인 자동차는 반도체 기술에 상당부분 빚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은 불모지나 다름없다. 오디오나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장치엔 더러 국산 반도체 부품이 쓰이지만 섀시나 파워트레인, 안전보조장치 등 자동차의 필수장치를 제어하는 반도체는 대부분 수입품이다. 반도체 강국인 우리나라가 차량용 반도체만큼은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이유는 뭘까?

이는 차량용 반도체의 고유한 특성 탓이다.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0~40℃ 환경에서 작동하면 되지만, 차량용 반도체는 -40~155℃의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특히 운행중인 자동차에선 작은 오류라도 발생하면 안 되기 때문에 내구성도 더 뛰어나야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는 사람의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제품이기 때문에 가전이나 산업용 반도체를 그대로 가져와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차량용 제품은 대부분 수입
반도체 설계 역량 확보한뒤
외부업체에 맡겨 생산할 듯

상업적인 이유도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차종별로 맞춤형으로 제작되는 탓에 ‘규모의 경제’ 원리가 적용되기 어렵다. 삼성전자의 갤럭시에스(S)는 연간 1000만대 가까이 팔리지만, 현대차의 쏘나타는 연간 50만대밖에 판매되지 않는다. 일반 반도체 시장이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라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에 더 가까운 셈이다. 매머드 반도체 기업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선뜻 뛰어들기 힘든 이유다.

관심은 깃발을 든 현대차그룹의 후속 행보다. 현재 현대차그룹에서 반도체 관련 업무는 현대차전자(설계)와 현대모비스·현대기아차(규격 제시, 제품 테스트)로 나뉘어 있다. 지금까지는 설계와 제작을 대부분 국외 업체들이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현대차전자의 설계 역량과 비중을 높여 맡긴다는 게 현재까지 드러난 현대차그룹의 전략이다.

업계에선 향후 또다른 현대차 전장부품 계열사인 케피코와 현대차전자가 합병을 통해 자동차 파워트레인에 들어가는 반도체 설계를 전담하고, 섀시나 안전보조 분야 반도체 기술은 현대모비스가 나눠 맡는 등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케피코는 독일 부품회사 보쉬와 합작한 회사인데, 지난해 현대차는 보쉬 지분 전량 인수를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이처럼 현대차가 반도체 설계 역량을 갖추는 데 성공하면, 제조는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제조 사업)가 발달한 대만 업체들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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