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부품업체와 합작사
“유럽·북미에 8개 공장 설립”
공급망 확보가 성패 가를듯
“유럽·북미에 8개 공장 설립”
공급망 확보가 성패 가를듯
현대중공업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뛰어든다.
현대중공업은 2일 서울 계동사옥에서 캐나다 전기차 부품업체인 ‘매그너 이카’사와 배터리 공동개발 합작사 설립 서명식을 가졌다. 매그너 이카사는 세계 5위권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매그너사의 자회사로, 전기자동차용 전기장치(전장) 부품이 주력이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전기차 배터리 관련 연구소를 갖고 있으나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술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과 매그너사는 함께 2억달러를 투자해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 생산공장을 설립한 뒤, 이르면 2014년부터 연간 1만팩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앞으로 유럽과 북미 지역에 모두 8개 공장을 순차적으로 세워, 2018년 40만팩, 2020년 80만팩으로 생산규모를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는 세계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에 따라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전기차의 핵심 동력원으로, 국내에선 엘지(LG)화학과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등이 배터리 제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에스디아이(SDI)도 독일 보쉬와의 합작법인인 에스비(SB)리모티브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통해 ‘전기에너지 저장기술’을 확보할 계획을 갖고 있다. 풍력과 태양광 등 그린 에너지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현대중공업으로선 서둘러 전기에너지 저장기술을 확보해야 하는데, 전기에너지 충전 과 저장 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제격이다.
업계에선 현대중공업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의 성공 가늠자는 공급망 확보로 보고 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이나 에스비리모티브 등 국내 배터리 업체 외에도 20여개가 넘는 국외 배터리 업체들 가운데 ‘양산 자동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회사는 엘지화학과 일본의 에이이에스시(AESC·닛산과 NEC 합작사) 등 손가락에 꼽힌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책임연구원은 “중소규모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제휴 완성차를 찾지 못해 어려움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손을 잡은 매그너사는 미국의 포드와 크라이슬러, 독일의 베엠베(BMW)의 핵심 부품사 중 하나다.
김경락 기자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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