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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도요타 ‘부활 시동’…연말까지 신차 20개

등록 2012-05-07 20:30

신차 물량 공세에 4월 북미시장 판매 ‘씽씽’
전문가 “보조금정책 끝나는 내년 지켜봐야”
“온통 엉망이었다.”

지난해 3월 일본 동북부 지방에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일본 도요타가 정상 궤도에 돌아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지 누구도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더구나 2008년 이후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진 대량 리콜 후유증도 가시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미니밴 ‘시에나’ 국내 출시를 위해 방한한 모토하루 아리야 도요타 수석 엔지니어는 “2009년 대규모 리콜로 품질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또다시 개별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자연재해가 발생했다”며 “도요타가 과연 과거의 지위를 언제쯤 되찾을지, 아니 정상화가 가능할지조차도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옆 자리에 있던 마츠다 준 한국토요타 마케팅담당 이사는 “외부에선 조기 극복 이야기도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이같은 보수적 전망은 일본인 특유의 엄살이었을까. 올 봄의 주인공은 단연 도요타다. 올 들어 의미 있는 판매실적을 내놓기 시작한 도요타가 지난달에는 ‘부활의 노래’를 드높이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이자 향후 판도를 보여주는 북미 시장에서 지난 4월 한달간 17만8044대를 팔며 2위 포드(17만9658대)와의 격차를 2000대 안으로 좁혔다. 더 놀라운 것은 4월이 전년 동월 대비 영업일수가 4일 적었던 터라 지엠(-8%), 포드(-5%)를 비롯해 고속 성장을 하던 현대·기아차(1%)까지 대부분 업체들의 전년 동월 대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거나 한자릿수에 머물렀던 데 반해 도요타는 12% 성장률을 기록했다.

세계 전체로 시야를 넓혀봐도 도요타의 회복세는 뚜렷하다. 집계가 완료된 지난 3월 한 달간 판매량은 102만7158대로 대지진이 있던 지난해는 물론, 대규모 ‘리콜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2008년 3월 수치와 비교해도 7.1% 더 늘었다. 국내 시장에서도 도요타는 지난달 독일 폴크스바겐을 제치고 독일 베엠베와 벤츠에 이어 수입시장 3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국외는 물론 안방(내수)에서도 도요타를 빼놓고 시장 전략을 짜기 어렵다”고 말했다.

위기 후 도요타의 전략은 한마디로‘신차 물량 공세’다. 북미지역에서만 지난해 세단 캠리를 비롯해 올 들어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 신모델을 내놓은 데 이어 연말까지 모두 20개 가까운 신차를 선보일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20일에 한대꼴로 신차를 내놓는 셈이다.

국내에서도 올 들어 캠리·프리우스·렉서스 새 모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 2월 신형 캠리 국내출시 행사에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이 직접 참석한 것은 도요타가 ‘신차 효과’에 얼마나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에 고유가 현상이 지속하면서 친환경·고효율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시장 환경도 도요타의 빠른 회복을 도와주는 마중물이다. 하이브리드차인 프리우스는 올 들어 북미시장에서만 매월 2만대 이상 팔리며 회복세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도요타가 2000년대 초·중반 누렸던 ‘제왕의 자리’로 복귀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시장 환경이 달라졌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업체들도 점차 경쟁력 있는 소형차를 내놓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도요타가 초호황을 누리던 시기에 견줘 시장이 한층 경쟁적이 됐다는 의미다.

그는 또 “엔화 가치가 다시 올라가고 있는데다, 일본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끝나는 내년 상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20일부터 내년 1월까지 친환경차를 사는 소비자에게 모두 3000억엔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락하고 있는 재구매율도 도요타 성장 회의론의 주된 근거로 제시된다. 도요타가 지난해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내놓은 인센티브가 중고차 가격을 떨어뜨려 신차 구매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제이디파워 자료를 보면, 도요타 재구매 순위는 2006년∼2008년 연속 1위였으나, 지난해에는 현대차에까지 밀리며 6위로 내려앉았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도요타 생산시스템은 노사 간, 협력사 간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한 효율 극대화라는 특징이 있다”며 “하지만 이 시스템은 국외 공장에 이식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가 과거처럼 1000만대 이상 생산체제에 돌입할 경우, 또다시 품질 결함 문제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요타의 올해 국외 생산 비중은 이미 50%가 넘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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