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현대차 다른 전략 누가 웃을까
올해까지 수년 동안 성장과 추락이라는 상반된 경로를 밟아온 현대·기아차와 일본 도요타가 올해 들어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다. 두 회사는 ‘이미지 제고’와 ‘물량 공세’라는 각각 대조적인 전략을 구사해 올 상반기에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올 북미서 104만대 판매…29%↑
도요다 사장 주요판매망 돌며 독려
“볼륨모델 신차도 성장 확대 한몫”
최근 2∼3년 사이 대량 리콜과 대지진 등으로 큰 홍역을 치른 일본 도요타는 올 상반기에 공격적인 외형 성장 전략을 밀어붙였다. 5일 시장조사기관 <오토모티브> 자료를 보면, 이 회사는 세계 최대 완성차 격전지인 북미 시장에서 올 상반기에 104만6069대를 판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한 것으로, 전체 시장 평균 성장률 15%를 두 배 가까이 웃돈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동일본 대지진 당시의 부진에 따른 기저 효과(전기의 실적 부진에 따른 통계상 반사적인 증가세)를 고려하더라도 매우 높은 외형 성장이다. 북미 시장 1·2위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같은 기간 동안 판매 성장률은 각각 4%, 7%에 그쳤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올해를 실지 회복 원년으로 선언하면서 연초부터 주요 판매망을 돌아다니며 판매를 독려했다”며 “지난해 말 나온 뉴 캠리를 비롯해 렉서스 등 볼륨 모델에서 신차가 많이 나온 것도 판매 확대의 주 원인”이라고 말했다.
도요타의 외형 성장은 수익성을 다소 포기한 결과이기도 하다. 도요타는 지난해 하반기 뉴캠리를 내놓으면서 완전 변경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모델보다 가격을 내렸다. 지에스(GS)시리즈 등 렉서스 브랜드 신차들도 저가 정책을 폈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내달 초께 나오는 분기 실적 발표 때 공개될 예정이다.
시장점유율 다소 포기하더라도
값싼 브랜드 이미지 탈피 주력
업계·시장선 ‘수익은 개선’ 추정
이와 달리 그동안 저가 공세로 몸집 불리기에 주력한 후발 주자 현대·기아차는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올 상반기 북미 시장에서 거둔 14%의 판매 성장률은 도요타보다 훨씬 낮다. 시장 점유율도 작년 9.0%에서 8.9%로 소폭 내려갔다. 하지만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업계와 시장은 추정하고 있다. 과거보다 차를 비싸게 팔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지난 4월 북미에 출시한 신차 아제라(국내명 그랜저)는 이전 모델에 견줘 25% 높은 가격을 책정했고 주력 모델로 꼽히는 엘란트라지티(GT)의 가격도 20%가량 올렸다.
현대·기아차가 올 상반기 들어선 시장 점유율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과거의 ‘값싼 브랜드’란 이미지 벗기에 주력했던 셈이다. 현대차가 전체 판매량보다 고급 모델인 그랜저나 에쿠스 북미 시장 판매에 더 많은 관심과 역량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수입차 브랜드 사장은 “수년간 위기를 겪은 도요타로선 수익보다는 시장 점유율 회복과 외형 성장이 더 중요했을 것”이라며 “한 달 뒤쯤에 나올 분기 결산 결과를 보면 이런 전략이 재무 구조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사진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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