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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무사고 중고차라고? 이음새가 울퉁불퉁 하잖아

등록 2012-07-25 19:13수정 2012-07-25 22:29

최성우 에스케이엔카 점검담당 주임이 새로 입고된 중고차의 사고 수리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앞 후드를 열어보면 대시보드 중앙에 차대 번호가 적혀 있다. 이 번호가 없으면 사고 정도가 심해 앞부분이 통째로 교체된 것이다.(오른쪽 위) 볼트나 너트가 약간이라도 마모가 있다면 정비나 수리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아래) SK엔카 제공
최성우 에스케이엔카 점검담당 주임이 새로 입고된 중고차의 사고 수리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앞 후드를 열어보면 대시보드 중앙에 차대 번호가 적혀 있다. 이 번호가 없으면 사고 정도가 심해 앞부분이 통째로 교체된 것이다.(오른쪽 위) 볼트나 너트가 약간이라도 마모가 있다면 정비나 수리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아래) SK엔카 제공
중고차 사고 여부 확인법
“여기 한번 보세요. 울퉁불퉁하죠? 손댄 겁니다.”

최성우 에스케이(SK)엔카 주임은 다짜고짜 뒷문 유리창 테두리에 붙어 있는 고무파킹을 뜯어냈다. 뜯어낸 자리를 눈여겨보니 이음새가 조금 이상했다. 운전석 쪽 도어 테두리 파킹을 뜯어낸 자리와 비교하니 확연히 차이가 드러났다.

최 주임은 “후측방 추돌 사고 때문에 쿼터패널(차체 뒤 외부 금속판)을 교체한 흔적”이라며 “고무파킹을 뜯는 게 (판매 딜러의) 눈치가 보이면 최소한 주유구는 열어보라”고 말했다. 주유구 내부나 이음새가 매끄럽지 않은 이유는 쿼터패널을 교체하면서 용접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정비소들은 용접 뒤 그라인더로 돌출된 부분을 갈아버리기도 한다”며 “하지만 (용접) 흔적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사고 이력은 얼마든지 감출 수 있다. 보험 처리를 하지 않았다면 사고 기록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험 처리를 했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느 부위에 어떤 ‘작업’을 했는지 알 수 없다. 무사고라고 적힌 중고차를 구매할 때 ‘속는 건 아닐까’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24일 서울 영등포 에스케이엔카 중고차매매장에서 중고차를 고를 때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점검 사항을 알아봤다. 점검 대상차는 현대차의 2008년식 쏘나타 트랜스폼으로, 후측방 추돌사고 이후 수리를 완료한 차량이다.

주유구 내부 매끄럽지 않으면
쿼터패널 바꿨을 가능성

뒷문 쾅 닫아서 색다른 소리 나면
방음패널 안들어간 교체문

트렁크 타이어 공간 칠 벗겨졌을땐
후방 추돌사고 뒤 편 흔적

“‘통통’ 소리가 나죠?” 최 주임은 육안으로는 잘 모르겠다면 소리로도 수리 여부를 확인을 할 수 있다며 뒷문을 강하게 닫았다. 그는 “순정 도어도 교체용에는 내부 방음패널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강하게 문을 닫으면 정상 차량에는 나지 않는 색다른 소리가 난다”고 말했다. 그다음은 이음새 ‘실링’ 확인. 철판과 철판을 이어준 자리에 부식 방지 등을 위해 실리콘을 바른 부위를 실링이라고 한다. 실링 부위를 손톱으로 꼭꼭 눌러 보니 쏙 들어가거나 ‘톡톡’ 부러지는 느낌이 났다. 이런 현상이나 느낌이 있으면 해당 부위는 사고 뒤 교체가 된 것이다.

뒤트렁크 내 스페어 타이어 공간 확인도 필수다. 후방 추돌 사고로 수리를 받았다면 이 공간에는 반드시 흔적이 남는다고 한다. 최 주임은 “찌그러진 부위를 망치 등 공구로 때려서 펴기 때문에 칠이 벗겨져 있거나 표면이 거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부위가 전면부라고 한다. 엔진 등 여러 장치들로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탓에 뜯어보지 않는 이상 수리 여부를 알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도 점검 항목은 있다.

먼저 보닛에 부착돼 있는 ‘배출가스 관련 표지스티커’를 확인한다. 만약 이 스티커를 떼어낸 흔적이 있거나 스티커 양끝 모서리에 손을 댄 흔적이 있다면 영락없이 보닛을 교체한 것이다. 둘째는 차대 번호 확인. 차종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대시보드 중앙부에 차량의 출고 시점 등의 정보가 담긴 차대 번호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여기에 담긴 정보와 앞 범퍼 안쪽에 들어가는 부품인 ‘프런트 펜더’에 적힌 제조 연월일이 크게 다르다면, 이 펜더는 교체된 것이다. 전면부 충돌 사고가 있었다는 의미다. 펜더 제조 연월일 표기는 범퍼 안쪽에 있는데 전등을 비추면 볼 수 있다. 최 주임은 “차대 번호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전손(완전 파손) 경험 차량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빼놓을 수 없는 점검 사항은 볼트 상태이다. 볼트가 마모돼 있거나 조금 풀려 있다면 정비를 했다는 의미다. 작업자가 공구를 사용해 조이고 풀면서 생긴 흔적이다. 최 주임은 “자동차 생산 라인에선 기계가 컴퓨터에 의해 정확하게 볼트를 조이기 때문에 볼트 마모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에 나오는 침수 차량 확인은 어떻게 할까. 일단 안전띠를 끝까지 빼 본다. 끝부분에 진흙이 묻어 있다면 침수차량으로 볼 수 있다. 운전석 아래로 고개를 집어넣으면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 옆에 있는 전선 뭉치를 볼 수 있다. 여기에도 진흙이 묻어 있다면 이 역시 침수의 흔적이다. 하지만 최 주임은 “파는 사람이 진흙을 깔끔하게 제거를 한다면 사실 일반 고객이 침수 여부를 확인하기란 매우 어렵다”며 “전문가들도 내부 의자를 모두 뜯어본 뒤에야 침수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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