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BMW 11.6%…턱밑 추격
도요타 등 한자릿수 머물러
인건비·땅값 싼 제3세계 등에
생산거점 마련 생산비 낮추고
품질평가도 좋아져 수익성 ‘껑충’
도요타 등 한자릿수 머물러
인건비·땅값 싼 제3세계 등에
생산거점 마련 생산비 낮추고
품질평가도 좋아져 수익성 ‘껑충’
자동차산업연구소 보고서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괄목할만큼 성장한 완성차 업체는 단연 현대자동차다. 판매량과 시장점유율과 더불어 완성차 업계를 경악케 한 지표 가운데 하나는 바로 영업이익률이다. 판매량과 시장점유율은 외형을, 영업이익률은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한마디로 현대차가 외형 성장과 수익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다는 의미다.
■ BMW와 대등한 현대차 이익률 15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내놓은 ‘2012 상반기 자동차 주요업체 실적 특징’ 보고서를 보면, 현대차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1.4%로 독일 베엠베(BMW)의 11.6%를 턱밑까지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적 브랜드인 현대차가 두자리 숫자 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 대중차를 만드는 독일 폴크스바겐(6.7%),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각각 5.2%), 일본 도요타(4.2%) 등은 모두 영업이익률이 한자리 숫자에 머물고 있다.
현대차가 이같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지난 2006년 영업이익률은 4.1%에 그쳤다. 불과 5년여 만에 100원을 팔아 4원 남기던 회사가 11원을 남기는 회사로 탈바꿈한 셈이다. 정보기술(IT) 분야가 아닌 대규모 장치 산업에서 이같은 수익성 수직 상승은 좀처럼 보기 드문 현상이다.
■ 높은 수익성, 왜? 현대차의 수익성 개선은 현지 생산체제 구축 시기와 대체로 일치한다. 지난 2005년 미국 앨라배마 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현대차는 유럽과 러시아, 중국 등에서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고, 올해 말에는 브라질 공장도 가동한다.
현대차의 현지 생산거점은 상대적으로 인건비와 땅값 등이 싼 미국 남부나 동유럽 지역, 제3세계에 집중된 덕택에 원가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 올 상반기 판매 기준 국외 생산 비중은 54.7%로 절반을 넘어섰다. 현대차 고위 임원은 “상대적으로 생산단가가 싼 지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한데다 협력사 동반 진출을 통해 전반적으로 여타 경쟁사에 견줘 생산비가 낮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대차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가 2년 전부터 북미시장에서 제값 받기 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던 것도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닥에 깔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지난 4월 신형 그랜저(HGㆍ수출명 아제라)를 출시하면서 이전 모델보다 가격을 25% 올렸고, ‘아이(i)30’ 가격도 20% 가까이 인상했다. 여기에 할인액은 주요 경쟁사보다 낮고 법인 대비 소매 판매 비중은 점차 확대했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수요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신차 가격을 깎거나 할인액을 늘린 것과 대조적이다.
■ 도요타와 포드의 전례 일본 도요타는 지난 2006년 영업이익 28조원 돌파로 세계 완성차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생산량도 1000만대에 육박하면서 도요타 전성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과잉 생산과 대량 리콜이 겹치면서 순식간에 위기의 구렁텅이에 빠졌다. 도요타의 위기 탈출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199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던 미국의 포드 역시 지난 2000년 타이어 결함 관련 대량 리콜을 맞으며 2001년과 2002년 연속 적자에 빠졌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기아차까지 포함하면 현대·기아차의 연간 생산규모가 700만대를 훌쩍 넘어서게 된다”며 “생산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품질 관리가 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단적으로 생산 규모 확대와 더불어 진행되는 부품 공용화에 따라 불량 부품 하나가 여러 차종에 들어가 대량 리콜로 이어질 수 있다. 도요타는 대량 리콜 사태 이후인 지난해 최고품질책임자(CQO)팀을 중심으로 설계·제조·판매·서비스 등 전 분야의 핵심 포스트에 품질 담당 책임자를 배치한 바 있다. 탄탄대로를 걷는 듯 보이는 현대차도 언제든 안팎 여건에 따라 시련과 도전에 직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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