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점유율 9.5%…올 10% 목표
‘서비스 만족도’도 1위로 올라서
‘서비스 만족도’도 1위로 올라서
8월 말 현재 한국지엠(GM)의 내수 점유율은 9.5%다. 지난해 말 보다 0.7%포인트, 2010년에 견주면 1.5%포인트 올랐다. 재계 서열 2위인 현대·기아차그룹이 과점하고 있는 내수 시장에서 보기 힘든 후발업체의 선전이다. 올해 목표는 점유율 10% 달성이다.
한국지엠의 도약은 지난해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면서부터다. 수개월에 걸친 시장 조사를 통해 한국지엠 경영진은 수십년이 된 ‘대우’란 글자를 간판에서 떼어내기로 결정했다. 수직 상승 중인 판매실적에서 보듯이, 한국지엠의 브랜드 교체 결정은 결과적으로 성공작이었던 셈이다.
국내 유일의 완성차 품질 조사기관인 ‘마케팅인사이트’는 지난 19일 ‘고객 서비스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를 시작한 2002년 이래 줄곧 1위를 달리던 르노삼성은 3위로 추락하고, 그 자리를 한국지엠이 차지했다. 판매량에서 압도적 우위인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2위는 쌍용차다.
박경일 한국지엠 에이에스(AS) 사업본부장(전무)은 2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난 1년 동안의 고생이 객관적으로 평가를 받아서 기쁘다”며 “사후서비스는 고객의 재구매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앞으로 판매에도 적지 않은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이 지난해 초 쉐보레로 갈아탄 직후 착수한 일은 전국 400여개 서비스망을 재구축하는 일이었다. 간판을 새로 달고 실내 인테리어도 산뜻하게 바꿨다. 박 본부장은 “공항 브이아이피(VIP) 라운지를 벤치마킹했다”며 “정비소 안에 아이티 기기를 배치하는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마련했다”고 했다. 고객이 대기하면서 맡긴 자신의 차량 정비가 어디까지 진행되고 언제쯤 종료되는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물론 예상 견적까지 고객이 대기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지엠 쪽은 인테리어와 시스템 재구축에 들어간 비용은 ‘영업기밀’이라며 밝히지 않았지만, “모두 한국지엠이 부담했다”고 말했다. 통상 직영과 협력사로 구분되는 정비망을 재구축할 때 협력사에 비용 일부를 떠넘기는 게 그간의 관례였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다만 “과거 대우차에서 지엠대우로 브랜드를 바꿀 때 간판 교체 비용만 600억원 가량 들었다”고 했다.
한국지엠의 서비스 부문 강화는 경쟁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7월 서비스망 업그레이드를 위해 수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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