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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현대차 국외생산 ‘장밋빛 미래’…국내공장은 ‘잿빛 딜레마’

등록 2012-10-23 20:45수정 2012-10-23 21:24

23일 베이징현대 2공장에서 위에둥(구형 아반떼) 모델이 생산되고 있다. 베이징현대 3공장은 가동에 들어갔으나 준공식 전이라는 이유로 공장 내부 모습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23일 베이징현대 2공장에서 위에둥(구형 아반떼) 모델이 생산되고 있다. 베이징현대 3공장은 가동에 들어갔으나 준공식 전이라는 이유로 공장 내부 모습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중국공장으로 본 명암
내년 중국서 100만대 판매 전망
북미 이어 현지 생산 체제 강화

국외 생산규모 이미 국내 추월
관세장벽 탓 수출전략 한계
고급 차종도 물량이전 검토
국내 일감 줄어 고용불안 우려

지난 22일(현지시간) 어둠이 깔리기 시작할 무렵 찾은 현대자동차의 중국 3공장은 현대차의 장밋빛 미래와 더불어 현대차 생산능력의 핵심 축인 국내 공장의 간단치 않을 미래를 예감케 했다.

베이징 도심에서 동북쪽으로 50㎞가량 떨어진 순의구 양전개발구에 위치한 중국 3공장은 최신 설비가 갖춰진 연간 생산 능력 40만대 공장으로, 지난 7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현대차의 중국 전략 차종인 위에둥과 랑동(국내명 아반떼)을 생산하고 있다. 백효흠 베이징현대 사장은 “애초 올해 판매 목표는 79만대였지만 실제 판매 실적은 83만대 가량 될 것 같다”며 “내년에는 중국 3공장 가동에 힘입어 100만대까지 판매를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 현대차의 떠오르는 심장, 중국3공장 현대차의 판매 전략은 2004년 미국 앨라배마 공장 준공을 계기로 큰 변곡점을 맞았다. 종전에는 국내 생산-국외 판매로 이뤄지는 수출 중심의 판매 구조였다면, 그 이후부터는 현지 생산-현지 판매 체제가 점차 강화됐다. 주력 시장도 내수 시장에서 북미 시장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물론 총 판매량은 내수 시장이 더 크지만 과점을 차지하고 있는 덕택에 그룹의 역량은 북미 시장에 쏠렸다. 기아차 조지아 공장까지 포함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생산규모는 60만대가 훌쩍 넘는다. 북미 시장 판매의 80% 가량은 현지 생산분이다.

중국 3공장은 현대차 글로벌 전략의 또 다른 변곡점이다. 현대차는 2002년 베이징 1공장(연산 30만대)을 준공한 이래 2공장(연산 30만대·2008년)에 이어 3공장까지 건설하며 단일 국가로는 처음으로 100만대 생산 체제를 갖췄다. 물론 중국 시장엔 주로 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준중형 차종이 중심을 이루는 데다, 합작기업(베이징현대는 현대차와 베이징기차가 절반씩 지분을 보유) 특성상 벌어들이는 수익 대부분을 재투자해야 하는 탓에 이익 기여도는 북미 시장에 견줄 바는 아니다. 하지만 세계 완성차 업계가 벌이고 있는 외형 경쟁 측면에선 중국 시장과 현지 공장이 가지는 중요도는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은 경기 둔화 흐름 속에서도 연 6~8%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업계와 시장은 전망한다.

오석구 중국3공장 공장장(이사)은 “다른 업체들은 통상 3년이 걸리는데 3공장은 착공 후 준공까지 18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그만큼 신속한 시장 대응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형 경쟁에 밀리지 않기 위해 신속한 현지 생산 능력 확대가 중요했다는 의미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중국 현지 생산능력을 3년 내 80만대(현재260만대), 미국 제너럴모터스는 60만대(현재 100만대) 더 확대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중국 시장 점유율이 각각 1, 2위로, 3위인 현대차그룹에 한발 앞서 있다.

■ 흐려지는 국내 생산 중심성 현대차그룹의 전체 국외 현지 생산 규모는 399만대로, 이미 국내 생산 규모(350만대)를 앞질렀다. 앨라배마 공장에서 중국 3공장에 이르기까지 지난 10년간 국외 현지 생산을 크게 늘린 결과다. 이 기간 동안 국내 생산 능력은 350만대로 고정되다 시피했다. 자연스레 전체 판매량 대비 국내 수출 비중도 2001년 51.4%에서 2011년 34.7%로 급감하고, 국내 고용 인원도 6만명 선에서 10년가량 머물러 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 추세대로 가면 생산 물량 이전을 둘러싸고 국내 공장에서 심각한 분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최근 1~2년새 부쩍 추진하고 있는 프리미엄(고급화) 전략이 정착될 경우 전량 국내에서 생산되는 차종인 그랜저와 제네시스, 에쿠스 등도 해외 현지 생산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준중형급만 생산되던 중국 공장에선 지난해 4월부터 중형차인 쏘나타가, 올해 11월부턴 스포츠실용차인 싼타페로 생산차종이 확대됐다.백효흠 사장은 “대당 2만대 이상 (중국에서) 판매될 경우 고급 차종의 현지 생산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물량 이전은 국내 공장의 일감 감소로 이어져 고용 불안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불어닥칠 본격적인 국내 생산 이전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선 국내 공장의 생산성 확보와 노사 간 신뢰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태주 한국고용연수원 교수는 “관세 장벽 등을 고려할 때 현지생산-현지판매 체제는 불가피한 게 현실이지만, 초기 품질 안정과 새로운 생산 설비 테스트 등에선 국내 공장의 중심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국내 공장 생산성과 역량 확보를 위해 참여적인 노사 협의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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