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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UD트럭’ 일본 장인정신 싣고 한국 넘본다

등록 2012-12-12 20:22

유디(UD)트럭은 지난 9월 15t 카고트럭 큐온(위 사진)을 국내 시장에 내놓았다. 아래 사진은 일본 사이타마현 아게오시에 위치한 유디트럭 제조 공장 모습   유디트럭 제공
유디(UD)트럭은 지난 9월 15t 카고트럭 큐온(위 사진)을 국내 시장에 내놓았다. 아래 사진은 일본 사이타마현 아게오시에 위치한 유디트럭 제조 공장 모습   유디트럭 제공
일본공장서 조립 내구성·연비 높아
색상도 주문받은 뒤 열처리 제작
불황으로 가동률 30% 그쳐
내수 집중 벗어나 한국으로 눈돌려
지난 6일 볼보그룹 유디(UD)트럭 본사를 찾았다. 스웨덴에 뿌리를 둔 볼보그룹의 계열사지만, 유디트럭 본사는 일본 도쿄 근처 사이타마현 아게오시에 자리잡고 있다. 2007년 볼보그룹에 인수되기 전까지 이 회사는 ‘닛산디젤’이란 브랜드로 닛산그룹 우산 아래 있었기 때문이다.

유디트럭은 지난 9월 15t 트럭 ‘큐온’을 들고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브랜드명이 생소한데다 여느 차종과 마찬가지로 현대·기아차가 꽉 잡고 있는 상용차 시장 특성상 유디트럭의 존재감은 아직 미미하다. 이번 본사 방문도 유디트럭 쪽이 국내 인지도 확대 차원에서 마련됐다.

유디트럭 경영진은 하나같이 일본산 제품임을 강조했다. 품질의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프랑스인인 로익 멜리난드 수석부사장은 유디트럭의 장점을 소개하면서 여러 차례 ‘일본인의 장인정신’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일반 승용차와 달리 트럭은 소유주의 주요 자산이자 생계 수단인 만큼 품질과 내구성의 가치가 높다. 제조공장 출입문엔 장인 반열에 오른 적지 않은 작업자들의 사진과 이력이 전시돼 있었다. 사명 유디도 ‘궁극적 신뢰성’을 뜻한다.

디자인도 유디트럭이 갖고 있는 장점이라고 부쩍 강조했다. 흙먼지 날리는 공사판이나 인적이 드문 시간에 고속도로를 주로 달리는 트럭에 디자인을 핵심 강점으로 제시하는 것이 다소 이채로웠다. 유디트럭은 주문자가 원하는 색상을 주문·제작해 주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또 도자기처럼 고온에 굽는 형태로 색상을 내는 열처리 공법을 사용해, 여느 트럭보다 처음의 색상이 오랜 기간 동안 유지된다고 유디트럭 쪽은 설명했다. 국산 동급 차종 보다 15% 가량 비싼 1억3000만원 안팎의 가격이지만 앞선 품질과 디자인으로 경쟁할 수 있다는 게 유디트록 쪽 판단이다.

조립 라인을 둘러보며 목격한 또다른 사실은 짙은 불황의 흔적이었다. 브랜드 홍보 차원에서 언론사 초청을 기획한 유디트럭 쪽에선 썩 내키지 않는 모습이었겠지만, 공장 내부에 걸려 있는 대형 모니터엔 깊은 불황의 표시가 실시간으로 깜박거렸다.

이 모니터엔 생산 현황이 표기되고 있었는데, 방문 당일 생산 목표는 42대로 적혀 있었다. 이 공장의 생산능력이 하루 120여대라는 점에 견주면 가동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현장 직원들은 바삐 손을 놀리고 있었으나, 야간 근무는 없다고 했다. 주야 맞교대 근무체제에서 주간 근무만 한 지 수년이 됐다고 털어놨다.

‘갑자기 수요가 늘어나 추가로 노동력이 필요할 경우는 어떻게 대응하느냐’라는 질문에 현장 작업관리 책임자는 “파견노동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파견근로 사용은 그만큼 유디트럭이 안정적인 성장에 회의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전체 판매량의 70%가량이 일본 내수인 유디트럭은 내년 건설 경기 수요 회복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작년 3월 동북부 대지진에 따라 피해 복구 과정에서 운송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는 게 이러한 기대를 뒷받침해주는 배경이다.

이런 점에서 유디트럭의 국내 시장 진출은 불황 탈출 전략으로 읽혔다. 성장성이 불투명한 일본 내수시장을 넘어 국외로 판매망을 넓혀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로익 멜리난드 수석부사장에게 ‘볼보가 2007년에 인수한 뒤 큰 재미를 못 봤겠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더니, 그는 “그렇다. 글로벌 위기가 있었고, 일본 내수 사정도 안 좋았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그 대신 그는 “높은 연비와 내구성 등 경쟁력을 갖춘 유디트럭은 한국 소비자들에겐 분명히 매력적인 상품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게오/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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