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차량 선택 기준 성능에서 ′만족감′
국내 소형차 ′강렬한 인상′ 없다
차량 선택 기준 성능에서 ′만족감′
국내 소형차 ′강렬한 인상′ 없다
소형차 또는 준중형차, 그러니까 작은 차끼리 붙는 강호에서 강자는 여전히 국산 차량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절대적인 수치만을 따졌을 때의 이야기다. 지난해 팔린 수입차 가운데 절반 이상이 소형차종이었다. 올해 신차 발표 계획이 그대로 이행된다면, 이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도 저마다의 입장에 따라 선택은 달라지겠지만, 수입차들의 유혹은 더욱 강렬해지고 있다. 오롯이 기능만을 따진다면 여전히 수입차 값은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 값의 가장 앞자리가 바뀌니 심리적 장벽은 낮아진다. 올해 2000만원대 차를 구입 후보군에 올려놓은 소비자라면 심각하게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
2000만원대 국산차 가운데 훌륭한 성능을 선보이는 차, 많다. 그렇지만 이제 차량 구입의 선택 기준에 성능이 항상 최우선만은 아니다. 수많은 숫자를 들이밀면서 한껏 자랑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은 그 뜻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중형급보다는 깜찍한 작은 차를 선호하는 여성들이라면 더욱더 숫자는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관건은 심리적인 만족감이다. 수입차여서 주는 만족감? 아니다. 요즘처럼 수입차가 흔해진 시대에 그런 구시대적 발상은 ‘반사’다.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 이 두 요소의 힘은 크다. 논리적이지 못한 결론이라 지적하는가?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피아트 친퀘첸토의 도전은 어떻게 결론이 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앞서 상륙한 ‘비틀’과 ‘미니’는 그 증거 가운데 하나이다. 이 두 차종이 국내에서 최고 히트를 친 모델은 아니다. 하지만 차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그 두 모델의 디자인과 이미지를 기억한다. 그저 오래된 차여서일까?
국내 브랜드들의 작은 차들을 보자.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차는 ‘아반떼’였다. 11만1290대 판매를 기록했다. 3위는 기아차의 ‘모닝’, 7위는 한국지엠 ‘스파크’(6만4763대), 9위는 기아차 ‘레이’(4만3891대)였다. 작은 차들의 선전이 이어졌다. 국외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 네 종류의 차를 떠올려보자. 뇌리에 박힌 디자인은 ‘레이’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항상 레이와 함께 다른 차의 디자인이 겹쳐진다. 신선한 앙증맞음은 분명 아니다.
국산 작은 차들이 아쉬운 이유이다. 분명히 작은 차들이 여럿인데도, 뚜렷한 이미지나 강렬한 인상이라는 점에서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도 경제여건에 맞춰 최선의 선택을 하는 많은 소비자들은 이들을 선택할 것이다. 이렇다 할 디자인 또는 브랜드 이미지 유전자가 없는 차를 언제까지 선택할지는 모른다. 그 유전자를 제대로 구현해내겠다며 디자인에 쏟는 에너지를 탓할 이유는 없겠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이 ‘구입하기에 적당하기만 한’ 차를 언제까지 참아줄지는 역시 모르겠다. 소비에 가치를 담는 시대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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