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신차·엔진 개발에 1조 필요한데
“800억 외 추가투자 없다” 못박아
반조립제품 수출 확대 전략 주목
인도 공장서 완성차 조립 ‘속내’ 비쳐
쌍용차 ‘기술 이전’ 시나리오?
“800억 외 추가투자 없다” 못박아
반조립제품 수출 확대 전략 주목
인도 공장서 완성차 조립 ‘속내’ 비쳐
쌍용차 ‘기술 이전’ 시나리오?
“앞으로 쌍용차에 직접 투자는 없다.”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그룹이 그간 자제해 왔던, 쌍용차에 대한 투자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어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결의한 마힌드라는 그 다음날 추가적인 직접 투자 계획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그룹 사장(자동차·농기계 부문)은 지난 15일 일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쌍용차와 마힌드라는 앞으로 4년 안에 신차 3종과 엔진 6개를 개발할 예정인데, 여기에 1조원 가량이 필요하다. 800억원 외에는 쌍용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게 인도 본사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마힌드라그룹은 지난해 10월 국회 ‘쌍용차 청문회’ 등을 통해 2016년까지 1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정작 투자금이 어느 주머니에서 나오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하지 않았다. 정무영 쌍용차 상무는 “마힌드라는 2009년 인수 당시 부채를 모두 정리해 쌍용차를 클린 컴퍼니로 만들었다. 자체 조달 여력을 충분히 마련했으니, 투자는 자체적으로 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앞으로 8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투자 재원 9000억원 가량은 금융기관 차입, 회사채 발행 등 외부에서 조달하거나, 차를 팔아 벌어들이는 이익금으로 마련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마힌드라의 이같은 구상에 대해 쌍용차 내부에서도 마힌드라가 지나치게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채비율이 100% 미만(작년 3분기 말 현재 97%)으로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는 물론 올해에도 흑자 전환 가능성은 낮다.
좀더 들어가면 마힌드라 구상은 쌍용차가 2016년까지 30만대를 판매한다는 전제를 밑바닥에 깔고 있다. 경영 목표로 삼은 30만대를 직접 투자 회피의 구실로 삼고 있다는 의구심이 드는 지점이다. 쌍용차의 지난해 판매량은 15만대로, 매년 20% 이상 성장을 해야 30만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업계에선 마힌드라의 속내가 전혀 다른 곳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의 자체 성장 여부보다도 자신들의 기술력 확보에 더 신경을 쓰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추가 직접 투자가 없다는 얘기는 먹튀 논란 재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쌍용차가 세워 놓고 있는 반조립제품(CKD) 확대 전략이 주목된다. 쌍용차는 반조립제품 수출 물량을 향후 3년뒤 두 배 이상 늘어난 연간 3000대로 잡고 있다.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반조립제품을 받아와 인도 자체 공장에서 조립하는 형태로 자동차 조립 기술을 확보하려 한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쌍용차보다 낮은 기술력을 갖고 있는 마힌드라로선 신차 개발에 돈을 넣기보다는 기존 제품의 기술 확보하는 게 더 유리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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