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칼럼
재규어 디자인총괄 이안 칼럼
‘정글의 맹수’ 재규어를 만든 이안 칼럼의 눈매는 부드럽게 휘어져 있었다. 그가 디자인하고, 서울모터쇼에서 국내 첫 공개한 스포츠카 에프(F)-타입의 앞 모습과 비슷했다. 부드럽지만 날카로운, 이른바 ‘아름다운 고성능 차’를 꿈꾸는 영국의 고급세단 재규어 디자인 총괄이사 이안 칼럼(59)을 28일 서울 모터쇼에서 만났다.
“자동차 디자인의 트랜드를 예측하기보다, 트랜드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앞으로 자동차 디자인을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 칼럼은 자동차 디자인을 선도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의 자신감은 재규어의 성공 스토리에서 나온다. 영국의 고급차 브랜드인 재규어는 인도 타타에 인수되는 등 경영이 휘청거렸지만, 칼럼이 부임한 뒤 디자인 혁신을 통해 다시 일어섰다. 그 뒤 그는 크리스 뱅글(옛 베엠베), 피터 슈라이어(현대기아차)와 함께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고 있다.
“재규어의 성공 비밀은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의 협조가 잘 된다는 것이다. 엔지니어들도 미적인 것이 만족되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나 역시 엔지니어링에 대한 이해가 깊다.” 자동차 업계에선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사이의 갈등이 혁신을 막기도 하지만, 칼럼은 이해를 통해 잘 넘어섰다는 것이다. 그는 “재규어는 높이가 낮기 때문에 더 빠르고 역동적인 성능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가 아낀다는 재규어 에프-타입도 낮고 날렵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이번 모터쇼에선 대학 동기인 피터 슈라이어가 디자인 책임자로 있는 기아 전시관을 찾아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슈라이어는 기아로 옮기면서 자신의 재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야심찬 기회를 잡았다. 명확하고 단순한 동양적인 요소에 유럽스타일의 정교함이 더해진 디자인이 나온것 같다”고 평했다.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환갑이 눈앞인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좀더 도전적인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그동안 미적으로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했다면 좀 더 혁신적인 디자인을 하고 싶다”며 웃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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