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지난해 4월 20~30대 젊은 마니아층을 겨냥한 스포츠쿠페 벨로스터에 국내 준중형차로는 최초로 1.6 터보 지디아이(GDi) 엔진을 장착해 힘을 높인 ‘2013년형 벨로스터 터보’를 선보였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 벨로스터 터보’ 타보니
“우와, 차 멋지네요. 이름이 뭐예요? 외제차예요?”
석가탄신일 황금연휴가 시작된 지난 17일, 전남 순천의 한 숙박업소 주인이 차 댈 곳을 알려주며 연거푸 질문을 쏟아냈다. 엉덩이가 바싹 올라붙은 뒤태, 올록볼록 곡선형 디자인에, 샛노란색 옷을 입은 차는 ‘2013년형 벨로스터 터보’다. 길에서 많이 보지 못한 탓에 질문이 쏟아진 듯했다.
2011년 4월, 세상에 첫선을 뵌 현대자동차의 스포츠쿠페 벨로스터는 올해 5월까지 1만6900여대가 판매됐다. ‘월 1500대 판매’란 애초 목표치를 생각하면 민망한 수치다. ‘2030 젊은 마니아층’을 겨냥했다고는 해도, 저조해도 너~무 저조한 실적이다. “♪유니크하게 남다르게, 유니크하게 색다르게, 라이프 이즈 유니크, 유니크 이즈 라이프~♪” 가수 김윤아가 하루에도 몇번씩 텔레비전에서 (차 사라고) 노래를 불러대는데도 왜 이렇게 안 팔린 걸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나온 지 1년여가 된 2013년형 벨로스터 터보를 타봤다.
튀는 외모(디자인)는 역시 이목을 끌었다. 순천정원박람회장 주차장을 빼곡히 메운 무채색 차량들 틈바구니에서 샛노란 벨로스터 터보를 찾는 건 식은 죽 먹기처럼 쉬웠다. 가는 곳마다 시선이 몰리니 조수석에 널브러져 앉아 있기가 꽤 불편하다는 점은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외모야 사람 취향에 따라 크게 갈리게 마련이다. 그래서 성능과 승차감을 따져보기로 했다. 가장 만족스러운 건, 가속할 때 묵직하게 쑤욱 치고 나가도록 힘이 좋다는 점이었다. 첫 출시 이후 힘이 달린다는 고객 불만을 접수해, 국내 준중형차로는 최초로 1.6 터보 지디아이(GDi) 엔진을 장착한 덕분이다. 서스펜션 강성을 높였다더니, 운전석에 앉았을 때 기존 현대차에 견줘 단단한 느낌이 들었다. 스피드감을 느끼기엔 좋아도, 피로감을 더하는 느낌이었다. 서울~순천을 오가고 나니, 평균 13.5ℓ/㎞의 연비가 계기판에 찍혀 있었다. 중간중간 꽉 막힌 도로 사정을 고려한다면, 제법 만족스러운 성적이었다.
역시 스포츠쿠페는 혼자 또는 데이트용으로 두 사람이 타는 차라는 걸 실감했다. 뒷좌석의 경우, 좁은데다 천장이 낮아 고개를 뒤로 젖히고 앉아야 할 정도로 불편했다. 있는 듯 없는 듯 달린 뒷문이 있어, 가방 등 간단한 소지품을 뒷좌석에 놓을 때는 편리했다. 또 해치백은 가뜩이나 차량 뒤쪽 창이 작은 편인데, 뒷좌석 헤드레스트(목받침대) 2개가 불쑥 솟아 창을 가려, 뒤를 돌아볼 때마다 답답한 감이 들었다.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차였지만, 선택을 망설이게 하는 건 역시 가격이었다. 이 차의 값은 2160만~2310만원선. 같은 플랫폼을 쓰는 ‘2013년형 아반떼’가 1365만~1955만원대임을 고려한다면, 지갑이 쉽게 열릴 것 같지 않다. 가격이 차량 선택 기준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수입차 폴크스바겐이 젊은층을 겨냥해 2500만원대의 ‘폴로’를 내놨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뭔가 ‘한 칼’이 필요한 듯 보였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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