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쥬크’
닛산 ‘쥬크’ 타보니
일본 닛산의 ‘쥬크’(사진)는 첫인상부터 남다르다. 남다르다는 것은 생김새가 예쁠 때도 쓰고, 이상할 때도 쓴다. 그만큼 디자인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신선하다. 한국의 도로 위를 보라. 세단형 일색이다. 최근엔 스포츠실용차(SUV)가 대중화하고, ‘미니’나 쿠페형 세단을 들여온 수입차의 판매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어가면서 다양화하고 있지만, 아직 도로 위는 많이 보던 차들 위주다. 닛산이 내놓은 쥬크의 디자인은 파격적이다. 헤드램프가 4개 달린 것처럼 보이는 앞부분도 그렇고, 뒷모습도 일반 스포츠실용차처럼 각지게 떨어지지 않는다. 닛산의 디자인총괄 책임자인 요시히사 아키야마는 “비행기의 캐노피 느낌이 나게 했다”고 설명했다.
운전석에 앉아보니 시야는 시원하다. 시트 위치가 높은 편이어서 여성이 운전하기 편할 것 같다. 자동차를 두대 연속 스포츠실용차로 택한 어머니도 왜 세단형을 안 사냐는 물음에 “시야가 높으니까 운전하기 편하다”고 말했었다.
이달 14일 국내에 출시된 따끈따끈한 쥬크를 서울 남산에 있는 한 호텔에서 남양주의 한 카페까지 타봤다. 엔진 성능은 안정적이다. 쥬크에 탑재된 엔진은 1600㏄급 직분사 터보차저 가솔린엔진이다. 다운사이징(엔진과 배기량을 줄임) 모델로 내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르노삼성의 에스엠(SM)5 티시이(TCE) 엔진과 같다. 최고출력 190마력에 최대토크 24.5/2000~5200(kg·m/rpm)의 힘을 낸다.
춘천고속도로에 오르니 속도가 매끄럽게 오른다. 터보차저가 달려 있어 최근 출시된 비슷한 급의 기아차 ‘올 뉴 쏘울’(최대출력 132마력, 최대토크 16.4/4850(kg·m/rpm))보다 힘이 앞선다. ‘성질 급한’ 선배가 운전할 때도 충실히 힘을 냈다. 물론 디젤 수입차의 화끈한 발진력까지 기대하긴 무리다. 바람소리는 크게 들리지 않았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를 타니 실내가 눈에 들어왔다. 박스카 ‘큐브’가 연상되는 듯한 단출한 작동 버튼들이다. 인테리어는 그리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쥬크보다 낮은 가격대의 현대차 ‘투싼’보다 못한 느낌이다. 뒷좌석은 넓지 않다.
물론 베엠베(BMW)의 미니 같은 경우도 처음 봤을 때 실내장식이 단출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쥬크도 미니처럼 내외부 모두 호불호가 크게 갈릴 만한 디자인이다. 국외 시장에서 반응은 좋았다. 2010년 6월에 처음 출시된 뒤 올 8월까지 세계적으로 65만대가 팔렸다. 자동차 시장의 격전지인 미국에서 10만대가 팔렸으니 디자인을 좋게 본 소비자도 많았다고 해석된다.
함께 탄 선배는 “가격이 조금 더 내려갔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가격은 에스(S)모델이 2690만원, 에스브이(SV)모델이 2890만원이다. 연비는 12.1ℓ/㎞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