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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착탈식 시트·연비 18.5㎞/ℓ ‘오래달리기 명수’
소녀외모에 초기 디젤엔진음은 ‘코 고는 아빠’

등록 2014-01-20 20:11수정 2014-01-20 21:10

‘큐엠(QM)3’
‘큐엠(QM)3’
‘QM3’ 타보니
‘어린 소녀.’

르노삼성의 크로스오버실용차량(CUV)인 ‘큐엠(QM)3’를 처음 본 순간 떠올린 이미지다. 동글동글 작은 체구와 흰 블라우스(지붕)에 주홍색 치마(몸체)를 받쳐입은 듯한 외양이 주는 인상일 터다. 단조로운 검은색, 흰색 일색의 차량이 주차된 도로 한켠에서 만난 큐엠3는 무뚝뚝한 오빠들 사이에서 혼자 깔깔거리는 소녀처럼 보였다. 턱밑에 차는, 생각보다 작은 키(전고 1565㎜)가 ‘숙녀’가 아닌 ‘소녀’의 인상을 더해주는 듯 했다. 똑같이 스포츠실용차량(SUV)의 모양새를 취했지만, 같은 학년 다른 반 친구인 한국지엠(GM) 트랙스(1670㎜)에 견줘 독특한 디자인의 세단 같다는 느낌이 컸다.

소녀는 요즘 아이답지 않게 속이 깊은 듯 보였다. 꼭 필요한 것만 단촐하게 챙긴 실내 공간은, 소녀가 겉치레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성격이라는 걸 보여준다. 화려한 액세서리(내장 소재 등)는 덜어내고, 전자제어 주행안정장치(ESC)나 후방 카메라, 타이어 공기압 자동감지시스템 등 주요 안전 편의사양은 모자라지 않게 챙겼다. 아래로 열었다 닫는 방식 대신 서랍처럼 밀고 당길 수 있는 슬라이딩 방식으로 만들어진 글로브 박스(매직 드로어)는 12ℓ 용량으로, 공간도 넉넉하고 열다가 물건을 떨어뜨릴 염려도 없다. 시트가 더러워질 때마다 떼내어 세탁할 수 있도록 탈착식 지퍼형으로 만든 것도 소녀의 알뜰한 면모를 보여준다. 다만, 좌석을 앞뒤로 움직이기 위해 중앙 콘솔박스의 좁은 틈새로 손을 밀어넣어 수동 조절토록 한 건 실용적인 걸 넘어 궁상맞은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소녀의 학교 성적은 썩 나쁘지 않다. ‘1.5 디젤 터보엔진을 탑재해 배기량 1461cc,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소녀의 성적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았을 땐 아르피엠(RPM)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것에 비해 반응 속도가 더디다는 느낌이 들었다. 술 취한 아빠의 코고는 소리처럼 우렁찬 초기 디젤 엔진음은 소녀의 이미지를 구기는 단점이다. 80㎞ 이상으로 안정적인 속도를 유지하자, 그제서야 엔진음도 잦아들고 안정적으로 차가 굴러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래달리기’가 주특기라고 자랑하더니 과장이 아니었다. 소녀의 기록(공인연비)은 18.5㎞/ℓ로, 반 친구들이 따라잡기 힘든 수준이다. 소녀와 함께 서울~인천 왕복 구간을 포함해 40㎞를 넘게 달렸는데도, 연료 계기판 눈금이 한 칸도 내려가지 않았다. 큐엠3의 가격은 2250만~2450만원. 유럽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비싸게 팔린다지만, 어디까지나 여긴 한국 아닌가. 큐엠3보다 덩치는 더 크고, 각종 편의사양도 두루 갖춘 소형 스포츠실용차량들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선택이 망설여질 것 같았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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