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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가 말하는 ‘스테이(stay)’의 속내는?

등록 2014-02-03 17:54

지난 1월 한국GM 사장이 박 대통령에게 “stay” 언급
호주에선 철수하며 민심 달래려 “stay” 언급 광고 해
“결국 GM이 말하는 “stay”는 공장폐쇄하고 노동자
해고해도 차는 계속 팔겠다는 의미” 비판
“We are here to stay.(떠나고자 온 게 아닙니다.)” 

“Government is here to support you. (정부가 지원하겠습니다.)”

지난 1월9일, 청와대가 외국인 투자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한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과 박근혜 대통령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지엠이 생산하는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수출을 2016년부터 중단한다고 발표한 뒤 한국 공장의 구조조정 가능성은 물론 지엠의 ‘한국 철수설’까지 제기되며 뒤숭숭하던 차에 나온 얘기였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한국지엠도 생산을 줄이고 한국을 떠날 것이란 루머가 있는데 그건 분명히 아니다. ‘지엠이 박 대통령을 믿고 있는 것처럼 박 대통령도 지엠을 믿어 달라’며 한 얘기”라며 호샤 사장이 얘기한 ‘위 아 히어 투 스테이’의 의미를 전했다. 일부 언론들은 이를 받아 호샤 사장이 한국 철수설을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We are here to stay.”

공교롭게도, 호샤 사장이 했던 똑같은 말이 지엠의 오스트레일리아 자회사(홀덴) 쪽에서도 나왔다. 홀덴이 지난해 12월20일부터 12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티브이(TV)와 인터넷 공간에서 방영할 목적으로 제작한 광고(www.youtube.com/watch?v=0XZndLtBfoU)에서다. 유뷰트에 올라온 광고의 제목도 ‘위 아 히어 투 스테이’였다. 평범한 주부와 자동차 정비공, 대리점 딜러, 카레이서, 홀덴의 사무직·생산직 노동자 등이 차례로 등장하며 “위 아 히어”라고 나즈막히 읊조리는 이 광고는 다음과 같은 멘트로 마무리 된다. “Holden has been here for over one hundred years. While in the future we may no longer make cars In Australia, we’ll always be committed to making the best cars For Australia. That is something that’ll never change. Because we are here to stay. (홀덴은 호주에서 100년 넘게 존재해왔습니다. 언젠가 우리가 호주에서 더는 차를 만들지 않는 날이 오더라도, 우리는 호주를 위해 최고의 차를 만드는 데 헌신할 것입니다. 이 점만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떠나고자 온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광고는, 지엠이 2017년부터 호주 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지 9일 만에 나온 것이다. 홀덴 공장의 폐쇄로 호주 노동자 2900명이 일자리를 잃고, 소비자들은 보증·서비스 등이 중단되는 피해를 입을 거라는 우려를 달래기 위해 내놓은 광고인 셈이었다. 홀덴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호주에서의 차량 생산은 중단되더라도, 홀덴이 완전히 호주를 떠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리기 위해 이 광고가 제작됐다”고 밝혔다. “홀덴 브랜드는 여전히 유지될 것이며, 고객에 대한 보증·서비스도 변경되지 않을 것이다. 또 4년(호주 공장 폐쇄) 뒤에도 호주인들을 위해 지엠의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생산한, 훌륭한 홀덴 차를 제공하겠다”는 말도 덧붙었다.

이 광고에 대한 호주 시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호주의 일간지 <파이낸셜 리뷰>는 지난 23일(현지시각) 이 광고가 공개된 뒤 홀덴의 페이스북에는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광고를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다고 전했다. 호주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생산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던 홀덴이 공장 폐쇄를 결정하는 등 “철저히 배신(absolute sell-outs)”을 해놓고 이런 광고를 하는 것은 호주 소비자를 “모욕하는 것(insulting)”이라는 게 댓글의 주된 내용이었다.

이 광고를 접한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은 “결국 (지엠이 사용하고 있는) ‘stay’가 ‘이곳에 남아서 공장을 운영하고 차를 생산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장을 폐쇄하고 노동자를 해고해도 차는 계속 팔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며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는 한국지엠도 홀덴과 비슷한 절차를 밟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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