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슬로바키아 기아차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각)부터 독일·러시아 등 유럽 4개국을 3일 동안 도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모터쇼를 찾는 대신 슬로바키아 기아차 공장에 가는 등 정 회장은 유럽 자동차 시장 회복에 따른 현대·기아차의 판매전략을 주문하고 나섰다.
정 회장이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만에 유럽을 다시 찾은 건 유럽 자동차 시장이 올해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2008년부터 6년간 판매가 감소했지만, 올해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9% 늘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이 지속되고 있고,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요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자, 자동차 업체들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닛산은 5일 유럽에서 14종의 신규 모델을 출시하고 20억유로 이상을 투자하는 등 유럽 생산을 크게 증가시키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브랜드도 푸조의 해치백 자동차 ‘뉴 308’이 올해 유럽의 차로 선정되는 등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1월 유럽 시장점유율이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시장점유율(3.2%)은 지난해 1월에 견줘 0.4%p 떨어졌고, 기아차(2.5%) 역시 0.1%p 감소했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부 자동차 모델이 노후화됐고, 치열한 인센티브 경쟁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런 시장 상황에 맞춰 정몽구 회장은 “지난 6년이 판매를 확대하는 과정이었다면 지금은 기본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에 굳건히 뿌리를 내려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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