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동력 유지해야 하반기 영업 탄력
수입차 배정물량 안정적 확보 목적도
수입차 배정물량 안정적 확보 목적도
휴가철을 맞아 자동차 업체들의 할인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물론이고 수입차 업계도 할인 공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휴가철은 전통적인 비수기인 데다 영업일수도 줄어드는데 이 때 판매 동력이 떨어지면 하반기(7~12월) 영업에도 지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폭의 할인 경쟁이 이어지면서 “제 값 주고 차 산 소비자만 억울하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여름 휴가철 할인 행사는 연말과 더불어 자동차 업계의 연례행사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기아자동차는 이달 모닝을 사는 소비자들에게 5년 동안의 자동차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준다. 20만원정도의 유류비도 지원한다. 현대자동차도 8월에 엑센트를 사면 20만원을 깎아준다. YF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을 사면 250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에쿠스나 벨로스터 등도 50만원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
한국지엠(GM)은 말리부 디젤과 카마로, 스파크EV를 제외한 모든 차종에 대해 최대 100만원까지 할인해 준다.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도 유류비 지원과 옵션 장착 등에 나서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여름철 할인에 나서는 이유는 하반기 판매량 유지를 위해서다. 비수기인 7~8월 동안 소비자들을 끌어와야 하반기 영업에도 탄력이 붙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지엠은 지난해 7월 새 차를 사는 소비자들에게 최대 150만원까지 휴가비를 지원하고 할부 금리를 낮추는 등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펼쳐 하반기 실적을 높였다. 2012년에는 상반기(1~6월)와 하반기 판매량이 각각 7만1506대와 7만4196대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할인 공세에 적극적으로 나선 지난해에는 상반기보다 하반기 판매량이 2만여대 정도 많았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비수기에 경쟁 업체가 할인 공세에 나서 판매량이 높아지면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기는 경향이 있어 기존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각 업체들이 할인에 나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수입차 업체들의 할인 공세도 거세다. 올해에는 주로 판매량이 부진한 업체들이 공식적으로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다. 혼다와 인피니티 등 일본 업체들과 프랑스 업체인 푸조 등은 차 값을 깎아 주거나 주유상품권을 주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공식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딜러사를 통해 개별적으로 할인에 나서기도 한다.
수입차 업체들은 점유율 경쟁과 더불어 본사에서 배정받는 물량 확보를 위해 여름철 할인에 나선다. 하반기에 해외 본사로부터 연식변경 모델이나 다음해 수입 물량을 정하는 작업에 나서는데 이 때 재고를 소진하고, 판매량을 늘려야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딜러사 사이의 경쟁과 판매량 확보를 위해 일부에서 큰 폭의 할인에 나서기도 하면서 소비자들이 자신이 산 가격보다 싼 값에 차가 팔리는 모습을 보게 돼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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