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 지어진 볼프스부르크 폴크스바겐 공장 전경. 폴크스바겐은 굴뚝 산업을 대표하던 상징적인 공장 건물을 보존하면서 내부를 친환경 설비로 채우고, 아우토슈타트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독일 폴크스바겐 테마파크 가 보니
“환경은 모든 것과 연결돼 있어”
자연보존 체험 전시공간 꾸미고
미래세대에 교육 프로그램 제공
주민 편의시설 등 지역사회 공존도
태양광 발전 설비 갖춘 공장 내부엔
6천여대 자전거가 주요 이동수단
“환경은 모든 것과 연결돼 있어”
자연보존 체험 전시공간 꾸미고
미래세대에 교육 프로그램 제공
주민 편의시설 등 지역사회 공존도
태양광 발전 설비 갖춘 공장 내부엔
6천여대 자전거가 주요 이동수단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폴크스바겐의 ‘아우토슈타트’는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한 번 쯤 이름을 들어봤을 곳이다. 2000년 지어진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테마파크다. 자동차 역사박물관부터, 독일은 물론 유럽 전역에서 소비자들이 찾아와 출고되는 폴크스바겐 차량을 직접 가져갈 수 있는 아우토튀르메(자동차 타워)까지 아우토슈타트는 사진이나 온라인 사이트 등을 통해 와보지 않은 사람들도 접해봤을 정도로 유명하다.
아우토슈타트가 단순히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주제만 다루는 놀이동산은 아니다. 굴뚝 산업의 대표격인 자동차 산업계에서 폴크스바겐이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고민도 담겨있다. 11일(현지 시각) 찾은 아우토슈타트에서는 환경보전과 미래세대에 대한 존중, 지역사회와의 공존 등 아직 우리가 풀지 못 한 숙제를 기업이 어떻게 화제로 끌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볼프스부르크의 첫인상은 전형적인 공업도시다. 중앙역에 들어서면 높이 솟은 붉은 굴뚝 4개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1939년 지어진 폴크스바겐 공장 건물이다. 그곳으로 엠스강과 엘베강을 잇는 미텔란트 운하를 통해 석탄이 실려 오고 완성된 차량이 운반됐다. 환경은 뒷전이었다. 변화는 오랜 시간 동안 조금씩 생겼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장은 이제 겉모습만 남았다. 태양광 발전 설비를 도입한 것도 그런 변화의 하나다. 공장 내부를 잇는 70㎞정도의 길 위에서는 6500여대의 자전거가 주요 이동수단이 됐다.
아우토슈타트에도 이런 노력의 흔적이 배어난다. 아우토슈타트에 들어서면 처음으로 가게 되는 ‘콘체른포룸’ 건물 안에는 커다란 지구 모양의 조형물이 걸려있다. 조형물 아래 투명 바닥 밑으로는 80개의 지구본이 놓여있다. 각각의 지구본은 주제를 갖고 있다. 폴크스바겐의 지역별 판매량을 색깔로 표시한 지구본 등 자동차 산업에 관련된 내용도 있지만 그 외에는 환경이나 지속가능한 성장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대륙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색깔로 구분하거나 오존층 파괴 정도를 나타낸 것, 굶어죽는 아이들의 지역별 비율을 구분한 지구본 등이 있다. 관람객들은 입장할 때부터 자연스레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주제를 접하게 되는 셈이다.
같은 건물 안에 있는 ‘레벨 그린’도 지속 가능성이 주제다. 온통 녹색으로 이뤄진 이곳은 아예 건물 한 층 대부분을 환경 관련 테마파크로 꾸민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환경은 모든 것과 연결돼 있다는 생각 아래 자연과 사회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을 표현한 공간”이라는 폴크스바겐의 설명답게 각종 환경 관련 리포트를 영상으로 보거나 전시물로 체험할 수 있게 했다. 5개 대륙 모양을 조각하고 각각의 높이를 대륙별 물 보유량으로 조절한 뒤 대륙별로 조각에서 물줄기를 쏘게 했는데, 굵기를 다르게 해 물 부족 지역과 낭비 대륙을 알아볼 수 있게 한 조형물 등이 대표적이다. 바나나 하나를 탁자에 올려놓고 그 뒤에 이 바나나를 만드는 데 써야할 물을 물통에 담아 놓아 직감적으로 물 소비에 대한 이해를 돕는 전시물도 있다.
차량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환경오염 물질을 줄이는 기술과 지역별 기후 변화 대처 정책, 각 나라의 수자원 관리 정책과 비정부단체(NGO)가 요구하는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 대한 제안 등도 대형 화면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 마르틴 빈터코른 폴크스바겐그룹 회장이 “진정한 친환경 자동차는 단순히 에너지 소비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놓고 말하는 게 아니라 생산 과정과 공장 환경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말을 전시를 통해서도 보여주는 것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지역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노력도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빼놓을 수 없다. 아우토슈타트에서는 볼프스부르크의 15개 학교 학생들은 물론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운전 체험과 안전교육을 진행한다. 도미니크 몬 아우토슈타트 매니저는 “미래 세대는 지속 가능성의 배경이기 때문에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주민들과 공존을 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인구 12만명 정도인 볼프스부르크에서 5만7000여명이 폴크스바겐 공장과 아우토슈타트에서 일한다. 폴크스바겐 관계자는 “한 해 200만명이상 관람객이 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주민들의 각종 편의시설 이용도 가능해졌고, 문화 공연 할인 혜택 등도 주어진다”며 “완성차 생산 대수 세계 5위, 수출량 세계 3위의 자동차 강국이지만 아직 자동차 문화 공간이 부족한 한국에 참고할 만 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볼프스부르크/글·사진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아우토슈타트 안에 마련된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에서 아이들이 뜨개질로 열쇠고리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아우토슈타트 그룹 포럼 건물에 있는 지구 형상의 조형물. 지구 조형물 아래 투명 바닥 밑에는 지역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오존 구멍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소형 지구본들이 놓여있다. 폴크스바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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