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와 람보르기니 등 수퍼카 브랜드들까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세워 파리 모터쇼 개막을 앞둔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폴크스바겐그룹 나이트’에서 각국 기자들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극한에 맞서는 성능을 보여주면서도 정숙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람보르기니)
무대 위 대형 화면으로 이런 자막을 띄우며 람보르기니의 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기모터를 사용해 소음을 내지 않고 등장했다. 포르쉐 차량이 나올 때는‘스포츠카는 (연비가) 효율적이지 않다고만 말할 수 있을까?’라는 자막이 떴다. 2일(현지시각) 개막하는 ‘2014 파리 모터쇼’를 하루 앞두고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린 폴크스바겐과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 폴크스바겐그룹 브랜드들의 모터쇼 전야제 모습이다.
‘친환경’을 앞세운 하이브리드 차량이 세계 시장에서 판매량을 높여가는 가운데 자동차 산업 동향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세계 5대 모터쇼의 하나인 ‘파리 모터쇼’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특히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과 같이 연료 엔진과 함께 전기모터를 사용하면서도 전지 충전 기능을 더한 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차종을 가리지 않고 자동차 산업 안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양상이다. 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 차량 바람은 연비 따위는 신경 쓰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초고성능 수퍼카와 스포츠카에도 불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폴크스바겐그룹의 8개 브랜드들은 이번 모터쇼에 출품한 대표 차량을 각 브랜드 당 1대 씩 미리 선보였는데, 프리미엄 브랜드로 ‘슈퍼카’라는 명성을 갖고 있는 람보르기니와 포르쉐까지도 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대표 차량으로 선택했다.
포르쉐가 소개한 ‘카이언S e하이브리드’는 일반적으로 스포츠카 연비가 가솔린이나 디젤 1ℓ당 10㎞도 나오지 않는다는 편견을 깨고,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만들면서 연비를 32.2㎞/ℓ까지 끌어 올렸다. 람보르기니 역시 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 컨셉트 차량인 ‘아스테리온’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슈테판 빙켈만 람보르기니 사장은 “아스테리온은 910마력 퍼포먼스를 유지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라라고 설명했다.
양산 대중차량에서도 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주목도가 높다. 이날 많은 관심을 받은 모델은 ‘파사트’였다. 폴크스바겐은 8세대로 진화한 신형 파사트의 모터쇼 공개를 앞두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파사트 GTE’를 선보였다. 하이스 야콥 노이서 폴크스바겐 기술총괄 담당은 “218마력의 파사트GTE는 가솔린 1ℓ로 62.5㎞(유럽 기준)를 달릴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당 37g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환경청 집계를 보면 2012년 기준으로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평균 132g/㎞ 정도다. 폴크스바겐은 올해 출시 예정인 골프의 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 모델 ‘골프 GTE’도 모터쇼에서 선보인다.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이번 모터쇼에 앞세우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 세계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150만대를 넘어섰는데, 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현재 이 가운데 약 8만5000대 정도를 차지하지만 배터리 충전이 가능한 장점이 있어 앞으로 이 시장을 대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 업체인 르노는 리튬이온 전지를 활용해 1ℓ로 100㎞ 정도를 갈 수 있는 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 차량 ‘이오랩’을 선보일 예정이고, 푸조도 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 모델 ‘쿼츠’를 소개할 계획이다.
폴크스바겐 그룹의 마르틴 빈터콘 회장은 “세계 각국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는 우리에게 근본적으로 변화를 요구하고 있어, 연료 효율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더욱 짙은 녹색을 지향해야 하는 것은 선택 사항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파리/글·사진, 박승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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