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이 희망퇴직을 시행할 방침이다. 현재 2교대로 쉐보레 ‘크루즈’를 만들고 있는 군산공장 1교대 전환 검토 등과 맞물려 비용 절감에 따른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지엠은 14일 사무직 팀장 이상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기는 연말이나 내년 초가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세르지오 호샤 사장도 최근 열린 경영설명회에서 희망퇴직 시행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게 되면 올해 2월에 이어 1년여 만에 다시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게 된다. 한국지엠은 지난 2월 사무직과 일부 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해 300여명이 퇴직했다. 당시 희망퇴직자들에게는 퇴직금과 함께 입사시기에 따라 최대 3년치 임금을 위로금을 받았다. 이번 희망퇴직 조건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 신청과 함께 한국지엠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군산공장 1교대 전환 검토도 진행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지엠 본사가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 철수를 결정하면서 쉐보레 ‘크루즈’ 등을 생산하는 군산공장 생산 물량이 줄어들어서다. 회사 쪽은 군산공장 가동률이 60% 수준으로 떨어져 비용절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군산공장에서 만들고 있는 크루즈의 후속 모델 생산 승인을 지엠 본사로부터 받으려면 공장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회사의 이런 행보가 결국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과정에서 차세대 크루즈를 군산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지만, 생산 시기가 2017년부터라 1교대 전환 및 희망퇴직이 이어질 경우 다음 수순은 구조조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 쪽은 “현재 2교대로 운영 중인 생산체제가 1교대로 바뀌면 우선 비정규직 부문 등에서 고용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회사가 비용절감을 이유로 밀어붙이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올해 초 호샤 사장이 군산공장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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