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옆에 없어도 대화·회의 가능
외부 메신저로는 기밀 누출 우려
직원들은 “퇴근 뒤에도 업무” 걱정
외부 메신저로는 기밀 누출 우려
직원들은 “퇴근 뒤에도 업무” 걱정
현대자동차그룹이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용 메신저’를 개발한다. 현대차그룹은 24일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가 개발을 맡아 휴대전화를 통해 대화를 할 수 있는 메신저를 만들어 이르면 내년부터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에서 업무용 컴퓨터를 통해 메신저를 사용하는 데서 나아가 ‘카카오톡’처럼 임직원들이 휴대전화를 활용해 의사소통 할 수 있는 메신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휴대전화 메신저는 업무용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 않아도 활용이 가능한 데다 여러 명이 모여 대화방을 만들어 문자로 간단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기업에서 직원들이 사용해 왔다. 회사 외부에 있으면서 직접 전화를 받기 곤란한 상황 등에도 빠르게 의사소통할 수 있다.
문제는 보안이다. 카카오톡 감청 논란으로 ‘사이버 망명’이 등장하고, 일부 해외 국가에서는 사이버 검열을 강화하려는 움직임까지 일면서 휴대전화 메신저로 나눈 업무 기밀이 빠져 나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와서다.
현대차그룹은 사내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는 개인용 컴퓨터 메신저처럼 보안을 높인 휴대전화용 메신저를 만들면 업무효율성을 유지하면서도 보안에 대한 걱정을 한 시름 놓을 수 있겠다고 판단해 직접 메신저 개발에 나섰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원장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주고 받은 문서나 각종 업무용 대화들이 해킹 등을 통해 바깥으로 새어 나가거나, 해외에 서버를 둔 메신저의 경우에는 국내 산업 기밀이 해외로 빠져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데, 사내 모바일 메신저를 개발해 운영하면 이런 우려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외 업체들 가운데에서는 회사에서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용 메신저를 따로 활용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사내 업무용 모바일 메신저 개발 경험을 앞으로 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한 핀테크 등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휴대전화 메신저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쌓은 기술과 경험을 금융 계열사들이 충분히 이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사내 휴대전화 메신저 도입이 직원들의 업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직장인 김아무개(30)씨는 “퇴근 뒤에도 회사와 연결돼 24시간 동안 업무 관련 이야기를 하게 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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