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요구에 절충안 마련
두 곳에 모두 공장 건립키로
2018년 중국생산 254만대 예상
폴크스바겐·GM과 본격 경쟁
두 곳에 모두 공장 건립키로
2018년 중국생산 254만대 예상
폴크스바겐·GM과 본격 경쟁
현대자동차가 내년 충칭시(중국 남서부 중앙직할시)와 허베이성 창저우시에 새 공장을 짓는다. 중국 공장 추가 건립을 추진해온 현대차는 그동안 충칭시에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해왔지만, 중국 정부가 허베이성에 공장 건설을 요청하면서 공장 위치를 결정하지 못하다 두 도시에 모두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가 창저우시와 충칭시에 각각 30만대 규모의 4, 5공장을 짓기로 중국 지방정부와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두 공장 건립으로 현대차는 폴크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중국에서 선두 자리를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먼저 내년 2분기(4~6월)에 창저우시 공장 건설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창저우 공장은 프레스와 차체 생산 설비 등을 갖춰 209만5000㎡ 터에 22만1000㎡ 규모로 지어진다. 20만대 생산 규모로 공장을 만든 뒤 2016년부터 소형차 양산에 들어가 이후 30만대 규모로 확장할 방침이다. 현대차 쪽은 “부품 협력업체들이 있는 기존 베이징 공장과 부품 물류 기지가 있는 톈진항과 가까운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창저우 공장에 이어 3분기(7~9월)에는 충칭 공장 건설도 첫 삽을 뜰 전망이다. 자동차 수요가 늘고 있는 중국 서부 내륙 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충칭 공장은 200만㎡ 터에 27만4000㎡ 규모로 지어진다. 현대차는 2017년부터 중소형 차량 및 중국 전략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연이은 공장 착공에는 중국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베이징시에 연간 105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1~3공장을 갖고 있는 현대차는 충칭시에 공장을 세우기 위해 지난 3월 정몽구 회장이 중국을 찾아 합작 기본협의서에 서명하고 터까지 확보했다. 올해 1692만대 수준인 중국 승용차 수요가 2018년에는 2324만대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올 정도로 수요가 빠르게 늘어서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베이징시와 톈진시, 허베이성을 묶는 수도권 일체화 계획에 따라 허베이성에 공장 건설을 요구하고 충칭 공장 설립 인허가를 미뤄 두 공장을 동시 착공하는 절충안을 마련한 것이다.
기아자동차도 중국 공장 생산 능력을 늘릴 계획이다. 기아차 중국 합작법인 둥펑웨다기아는 장쑤성 옌청시에서 운영 중인 1~3공장 가운데 30만대 생산 규모의 3공장 시설을 2016년까지 45만대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 공장 건립과 기존 공장 증설로 현대·기아차의 중국 생산 규모도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중국에서 한 해 179만대가량의 승용차를 만들고 있는데, 2018년에는 254만대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규모 확대로 중국 시장에서 매년 1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해 중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승용차 생산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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