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일 쌍용차 사장
쌍용차 법정관리인 선임후 6년간
“경영 정상화 발판 마련” 평가받아
“경영 정상화 발판 마련” 평가받아
이유일(72·사진) 쌍용자동차 사장이 오늘 3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 2009년 법정관리인으로 쌍용차에 발을 들여 놓은 지 6년 만이다.
이 사장은 21일 “3월 예정된 쌍용차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쌍용차가 마힌드라에 인수된 뒤 처음 선보이는 신차인 티볼리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출시된 이 시점이 무거운 책임을 내려놓기 적절한 때”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회사로 탈바꿈하는 중대한 시기라 쌍용차에는 좀더 젊은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인물이 분위기를 일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일흔이 넘은 나이에 5000명 넘는 회사를 이끄는 게 압박감이 상당하다. 이미 재작년 연임할 때부터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에게 올해는 대표이사직에서 반드시 물러날 것이라고 이야기했고, 마힌드라 회장도 수긍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지난 13일 티볼리 신차 발표회 당시 방한한 마힌드라 회장에게 이 같은 뜻을 다시 한 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969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미국법인 사장, 해외 부문 사장 등을 거친 그는 2009년 쌍용차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된 뒤 이듬해 쌍용차 공동 대표이사직을 맡다가 2011년부터 단독 대표이사 사장으로 일해 왔다. 이 사장은 법정관리인 선임 2년 만에 기업회생절차를 마무리 짓는 등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지명 최고경영자’(CEO)로서 느끼는 한계와 해고자 문제 등 노사 갈등도 사퇴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힌드라그룹은 쌍용차 인수 이후 “투자 없이 기술만 빼간다”는 ‘먹튀’ 논란을 겪으며 회사를 살려야 하는 이 사장과 미묘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통상임금 문제로 노조와 갈등이 이어졌고, 티볼리 출시를 앞두고는 해고자들이 복직을 요구하며 굴뚝 농성에 나서 이 사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이 사장은 대표 이사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고문이나 이사회 의장 등을 맡을 전망이다. 또 후임 사장으로 마힌드라그룹이 인도인을 선임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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