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차종 평균 1%포인트 낮춰
판매 부진 고전…점유율 ‘뚝’
판매 부진 고전…점유율 ‘뚝’
안방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온 현대자동차가 자존심을 꺾었다. 내수 시장 점유율이 내리막길을 걷고, 차량 판매가 지지부진하자 전 차종의 할부 금리를 낮추는 처방을 들고나왔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전 차종의 할부 기준 금리를 평균 1%포인트 낮춘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2일부터 현대차를 산 소비자들에게도 소급 적용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선수금으로 차량 가격의 15% 이상을 납부하고 12, 24, 36개월 할부로 원리금을 균등납부할 경우 기존 5.9%였던 금리는 4.9%로 낮아지게 된다. 48개월 할부 금리는 기존 6.9%에서 5.9%로, 60개월 할부일 경우에는 7.5%에서 5.9%로 낮아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할부원금 1000만원당 약 15만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가 지난 1월 할부 금리를 내린 데 이어 현대차도 할부 금리를 낮춘 데에는 국내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점유율 하락이 배경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41.3%로, 28.0%를 기록한 기아자동차와 합쳐도 70%를 밑돌았다. 한때 80%에 육박했던 현대·기아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70%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신차 효과도 크지 않다. 1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각각 38.1%와 27.8%로 지난해 연간 점유율보다 더 떨어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비향상 2020 로드맵’을 내놓고 연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자체 개발한 7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DCT)를 장착한 2015년형 ‘엑센트’와 세계 최초로 엔진음 조절기를 단 신형 ‘벨로스터’를 출시했지만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새 엔진을 얹은 디젤차 ‘i40’의 시장 반응도 밋밋한 편이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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