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배기량 1600㏄ 이하 급부상
‘티볼리’가 불지피고 ‘니로’가 추격
‘QM3·’ ‘트랙스’도 새단장 반격 노려
작년 소형SUV 국내시장 2.6배 성장
‘티볼리’가 불지피고 ‘니로’가 추격
‘QM3·’ ‘트랙스’도 새단장 반격 노려
작년 소형SUV 국내시장 2.6배 성장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은 엔진 배기량이 1600㏄ 이하인 소형 스포츠실용차(SUV)의 급부상이다. 과거 스포츠실용차 시장을 이끈 차들은 싼타페나 쏘렌토 같은 중형급이었으나 지난해 소형급으로 갈아탄 뒤 올해 쾌속 질주를 하고 있다.
쌍용차의 ‘티볼리’가 지난해 소형 스포츠실용차 시장에 불을 지폈다면, 올해는 기아차의 소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실용차 ‘니로’가 엔진을 달구고 있다. 지난 3월 말 출시된 니로는 판매 첫 달인 지난달 2440대가 팔리며 국내 소형 스포츠실용차 부문에서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하이브리드 스포츠실용차라는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시점인데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은 구매자들이 좀 더 시간을 두고 따져본 뒤 선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시 초기 니로의 흥행은 이례적이다. 니로의 등장은 스포츠실용차가 기존 디젤 엔진 중심에서 하이브리드 등으로 동력원을 다양화하고 동시에 콤팩트한 라인업을 통해 시장을 확대시키는 의미가 있다.
소형 스포츠실용차 시장 경쟁이 가열되면서 업체 간 신경전도 뜨거워지고 있다. 기아차는 니로를 내놓으면서 경쟁 상대로 티볼리를 지목했다. 하이브리드 스포츠실용차인 니로가 내연기관 엔진을 단 티볼리를 겨냥한 것은 소형 스포츠실용차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가는 티볼리를 견제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니로의 가세 이후 지난달 국내 소형 스포츠실용차 판매량은 1만대에 육박할 만큼 커졌다. 전년 같은 기간에 견주면 3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앞서 소형 스포츠실용차의 돌풍을 몰고 온 것은 티볼리다. 지난해 초 등장한 티볼리는 소형 스포츠실용차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3월 전장을 키운 ‘티볼리 에어’를 내놓은 쌍용차는 티볼리 브랜드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쌍용차는 4월 한 달 동안 티볼리 브랜드로 5375대를 팔았다. 전달보다 10% 넘는 증가세다.
출시 직후 바람을 일으키며 한때 3천대를 웃돌았던 르노삼성 QM3와 국내 소형 스포츠실용차 시장을 개척한 한국지엠 트랙스는 티볼리와 니로의 공세에 밀려 올해 월평균 1천대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르노삼성은 유로6(유럽연합이 정한 디젤차 배출가스 규제) 기준에 맞춘 엔진을 얹은 신형 QM3로, 한국지엠 트랙스는 3년 만에 내·외관을 새로 단장해 반격을 노리고 있다.
한때 기름 먹는 하마로 불렸던 스포츠실용차는 금융위기를 거치며 밀려났다가 저유가와 경량화, 연비 개선으로 다시 살아났다. 그 중에서도 소형 스포츠실용차의 선호 현상은 작지만 중형 못지 않는 힘과 감성적인 디자인, 가격 대비 성능 등 실용적 가치를 중시하는 세태를 반영한다. 국내 소형 스포츠실용차 시장은 지난해 2.6배 커졌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쌍용차 ‘티볼리’
기아차 ‘니로’
한국지엠 ‘트랙스’
르노삼성 ‘Q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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