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자율주행택시 시범주행 장면. 블룸버그 화면 갈무리
미국 정부가 20일(현지시간) 자율주행 자동차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마련해 발표했다. 우버의 자율주행택시가 지난 14일 피츠버그에서 운행을 시작한 지 일주일만이다.
제조업체와 개발자들은 앞으로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스템 안전 같은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설명하는 자료를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미 교통부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15개의 평가 항목을 담고 있다. 예컨대 주변 차량 인식 실패나 오작동 등 자율주행 기능이 고장 난 경우의 대처 방안은 뭔지, 탑승자 사생활은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교통사고가 날 경우 탑승자 안전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디지털 해킹은 어떻게 막을 것인지, 데이터 기록과 정보 공유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것들이다.
가이드라인의 목적은 자율주행산업 발전을 촉진하면서 동시에 주행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자는 것. 미 정부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최종본은 아니며 기술 변화에 따라 계속해서 수정되는 ‘살아있는 문서’라고 밝혔다.
업체들 “자율주행차 전개 첫 걸음” 환영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를 총괄하고 있는 제프 지언츠는 “자율주행차는 미국인의 시간과 돈과 생명을 구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자율주행차를 위한 도로 규칙을 내놓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개발 업체들은 이번 가이드라인이 미국 전체를 아우르는 통일된 기준이 될 것이라며 적극 환영했다. 포드, 구글, 리프트, 우버, 볼보 등이 참여해 만든 ‘안전한 거리를 위한 자율주행연맹'(Self-Driving Coalition for Safer Streets)은 “자율주행차 전개에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평했다. 연맹은 보도자료에서 “자율주행차 산업에 대한 연방정부의 관여가 미국의 주도력과 경쟁력, 혁신력을 촉진하는 동시에 자동차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지난 19일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 기고문을 통해 자율주행차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표명했다. 오바마는 이 글에서 “자율주행차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바꿀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미국에서 지난해 3만5200명의 목숨을 앗아간 도로 교통사고의 94%는 인간의 실수나 잘못된 선택 때문에 일어났는데, 자율주행차가 매년 수만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체들은 이번 가이드라인이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드자동차는 14일 열린 연례 IR에서 2030년 자율주행차 판매량이 전체의 2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80%는 대중교통용이며, 개인용 승용차는 20%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