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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지배구조 개편안 부결될라…현대차, 강행 대신 수정 택했다

등록 2018-05-22 08:27수정 2018-05-22 11:35

엘리엇·자문기관들 반대 줄잇자
주총 1주일 남겨두고 전격 취소
정의선 “시장과 소통 부족 인정
개편안 보완 뒤 다시 추진할 것”
현대차 본사 사옥
현대차 본사 사옥
현대자동차그룹이 논란 끝에 지배구조 개편안을 결국 철회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격 이후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잇단 반대 의견이 결정타가 됐지만, 시장과 소통이 부족했던 것도 발목이 잡히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21일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을 보완·개선해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예정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임시 주주총회는 취소됐다. 임영득 현대모비스 대표는 이사회 직후 “사업구조 개편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주주와 투자자, 시장에서 다양한 비판적 견해와 고언을 주셨다”고 재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안을 전격 철회한 것은 주총 통과를 자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참여연대의 합병비율 적정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시작으로 합병안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증권사들도 합병의 시너지 효과에 물음표를 찍으며 주주 설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아이에스에스(ISS)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 5곳 모두 주주들에게 반대를 권고한 게 결정타였다. 합병안이 통과되려면 현대차그룹의 우호 지분(30.17%)에 20% 안팎의 외부 주주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합병안 통과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48%)과 국민연금(9.8%)은 찬반 결정 때 이들 자문사의 의견을 중요한 잣대로 참고한다. 여기에 글로비스 지분을 더 많이 들고 있는 정몽구 회장 일가의 이익을 위해 소액주주들의 가치를 훼손시켰다는 지적은 국민 여론에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에 모비스와 엘리엇 진영이 오는 29일 주총에서 치열한 표대결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지난 3월28일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것을 뼈대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은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자동차 사업의 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해 본연의 경쟁력과 기업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순환출자 등 국내 규제를 모두 해소하는 최적의 안”이라고 강조해왔다. 특히 순환출자 해소라는 명분과 대주주의 지분 매각 과정에서 1조5천억원의 세금을 내게 된다는 점을 앞세워 정면돌파를 꾀했으나 시장의 반발을 해소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정부의 ‘동의’에 기대어 시장의 ‘변수’를 가볍게 여긴 점도 패착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일로 기업 이미지에 적잖은 상처를 입게 됐지만 개편안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보다 시장의 이해를 구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 듯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개편안 발표 이후 주주 분들과 투자자 및 시장에서 제기한 다양한 견해와 고언을 겸허한 마음으로 검토해 충분히 반영토록 하겠다. 시장과 소통이 많이 부족했음도 절감했다”고 밝혔다.

이제 관심은 현대차그룹의 다음 수순에 쏠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개편안을 보완·개선해 재추진하겠다는 것 말고는 추후 일정과 시나리오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일단 예정된 주총을 취소해 시간을 번 만큼 합병비율을 재조정하거나 주주 환원 정책을 추가로 내놓는 등 대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내놓을 대안이 지주회사 체제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 계열사와 증손회사 지분율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로비스를 활용하는 기존의 큰 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강성진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어떤 시나리오든 경영권 승계와 일감 몰아주기 이슈에 모두 연관된 글로비스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경영권 승계를 고려하면 계열사 주가가 반등하기 전에 지배구조 변경을 마무리하는 게 비용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대선 한광덕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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