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군산공장 정문 모습. 연합뉴스
한국지엠(GM) 군산공장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31일 문을 닫는다. 가동을 시작한 지 22년 만이다. 모기업인 지엠이 지난 2월13일 군산공장 폐쇄 계획을 전격 발표하면서 불거진 ‘한국지엠 사태’는 정부와 지엠 간 ‘경영 정상화 방안’ 합의로 일단락됐지만, 한국지엠이 정상화로 가기까지는 멀고도 험한 길이 놓여 있다.
한국지엠은 31일 군산공장을 폐쇄한다고 30일 밝혔다. 희망퇴직을 신청했던 1200여명의 직원들은 이 날을 기해 퇴사 처리된다. 군산공장은 지난 2월 폐쇄 발표 직후 남은 생산 공정을 마무리하고 가동을 중단해 사실상 석달 가까이 멈춰 있는 상태였다. 그동안 군산공장에서 생산해온 준중형차 크루즈와 다목적차량(MPV) 올란도는 재고 물량이 소진되는대로 단종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공장 처분 계획이 정해지기 전까지 유휴설비로 놔두고 유지관리 인력만 최소한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폐쇄 결정 직전 군산공장에는 1800여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었다. 1·2차 희망퇴직 접수에도 잔류를 결정한 600여명의 직원 중 200여명은 부평과 창원 등 다른 공장에 전환배치되고, 나머지 400여명은 3년 간 무급휴직을 적용받게 된다. 휴직자에 대해선 정부와 노사가 생계유지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군산공장 처리 문제도 쉽지 않은 과제다. 지엠은 제3자 매각 가능성을 열어놨으나 지금껏 군산공장 인수에 관심을 보인 곳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엠이 인수 의향자를 전제로 매각 의사를 내비치긴 했으나 언제 어떻게 매각할 지 시점이나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그게 먼저 제시돼야 정부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한국지엠의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반토막난 상태다. 한국지엠은 금이 간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영업망을 복원시켜야 판매와 생산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한국지엠은 이달 중순 산업은행과 금융 지원 방안을 확정하고 재무상태 개선 등 경영 정상화 방안을 앞세워 내년에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앞으로 5년 동안 신차와 상품성 개선 모델 15종을 출시하겠다고도 밝혔다.
신차가 판매 회복의 가장 큰 동력이란 점에서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는 앞으로 얼마나 경쟁력 있는 신차가 나오는냐에 달렸다. 한국지엠은 경차 스파크의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스파크’를 지난 23일 출시한 데 이어 다음달 부산모터쇼에서 중형 스포츠실용차(SUV) ‘이퀴녹스’를 선보인다. 하반기에도 2종의 신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사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한국지엠 창원공장의 사내 하도급 노동자 774명의 불법 파견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리고 7월3일까지 직접 고용하라고 지시했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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