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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탈게요” 배달로봇이 아파트 1층 만원 엘리베이터에서 말한다

등록 2021-07-12 17:34수정 2021-07-13 02:50

배달의민족, 아파트에서 실내 배달로봇 본격 운영
“사람이 많네요. 다음에 탈게요.”

아파트 1층에서 배달음식을 받아 집앞까지 배달해주는 실내 배달로봇 ‘딜리타워’가 사람이 가득찬 엘리베이터 앞에서 하는 말이다.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센서가 ‘만원’ 엘리베이터를 감지하고 다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것이다. 엘리베이터를 타러가는 길엔 “저도 탈게요~ 가운데 자리를 비워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말부터 자율주행형 실내 배달로봇 ‘딜리타워’ 서비스를 시작했다. 첫 서비스 공간은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화건설의 주상복합아파트 ‘포레나 영등포’다. 이 아파트·오피스텔 293세대 주민들이 배민 앱으로 주문한 물품은 모두 딜리타워 3대를 활용해 받게 된다.

배민 배달원(라이더)이 아파트 1층에 도착해 딜리타워에 음식을 담고 주문자의 전화번호(안심번호)를 입력하면 로봇이 세대별 배송을 시작한다. 로봇은 모두 사전에 입력된 이동경로에 따라 움직인다. 딜리타워는 무선통신으로 공동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층수를 입력한다. 음식을 싣고 현관 앞에 도착하면 주문자에게 전화를 걸고 “지금 나오셔서 수령해주세요”라고 말하며 알림톡도 보낸다. 주문자는 로봇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물품을 받을 수 있다. 로봇 용량은 35ℓ로 3~4인분의 족발을 담을 수 있을 정도다. 최대 적재 중량은 20㎏이다.

배송 과정에서 돌발 상황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있다. 집앞까지 도착했는데 주문자가 바로 음식을 받지 않는 경우, 로봇은 문앞에서 10분간 대기한 뒤, 주문자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1층으로 돌아간다. 배달원에게는 ‘수령하지 않은 음식이 있다’고 알려준다. 배달원은 근처 보관함에 배달되지 않은 음식을 둔다. ‘비대면 배달’인만큼 사전결제가 된 음식만 배송한다. 주문자가 성인이라는 점을 확인해야 하는 주류배달도 로봇의 몫이 아니다.

실내 배달로봇 활용으로 주문자 입장에서는 배달원이 올때마다 인터폰으로 공동현관문을 열어주지 않아도 된다. 배달원으로부터 음식을 건네받는 몇초 때문에 잠옷을 갈아입지 않아도 된다. 배달원도 아파트 현관부터 집앞 배송까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한정된 시간에 더 많은 주문량을 배송할 수 있는 셈이다. 앞서 2019년 10월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시범운영했을 때, 배달원은 로봇 덕택에 배달 시간을 대략 5~16분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다만 기존 아파트에 딜리타워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기에는 비용과 환경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포레나 영등포 아파트의 경우 배민과 건설사가 나눠 부담하지만, 한대당 수백만원에 이르는 로봇 비용과 운영비 등을 누가 어떻게 분담할지 관건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현재 운영 중인 서빙로봇은 식당에 렌탈로 제공하고 있지만, 배달로봇은 구체적인 비용 모델을 확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환경 면에서도 오래된 아파트에 있는 턱 등의 장애물을 현재 기술로 로봇이 뛰어넘을 수 없다. 실제로 한화건설은 이 서비스 도입에 앞서 아파트 설계 단계부터 건물 내 단차를 없애고 여닫이문을 자동문으로 교체하는 등 배송에 쉬운 환경을 만들었다.

배달로봇의 활용은 국내외 안팎에서 활발하다.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우아한형제들외에도 GS(지에스)리테일이 빌딩 내에서 주문한 편의점 물건을 배송하는 방식으로 실내 로봇 활용에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에선 아마존(로봇명 스카우트)과 페덱스(세임데이봇)이 실외에서 주행해 집앞까지 로봇이 배달하는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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