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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폭등했는데…“담요도, 맥주도 없다”는 대한항공

등록 2022-06-07 10:37수정 2022-06-14 10:47

대한항공 탑승 경험 누리꾼들 성토 글 잇따라
“프레스티지석임에도 기내 서비스 형편 없어”
“돈 아끼려 서비스 질 하락…승무원만 고생”
앞서 대한항공 직원도 블라인드에 폭로 글
회사 관계자 “코로나로 쉰 승무원 우왕좌왕” 탓
“방콕 노선 담요 비치 문제, 개선하겠다” 해명
대한항공 기내 서비스 사진. 누리집 갈무리
대한항공 기내 서비스 사진. 누리집 갈무리

‘일상회복’ 분위기 확산에 따른 여행 수요 급증으로 비행기 삯이 천정부지로 뛴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기내 서비스가 형편없다는 승객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대한항공 직원이 글을 올려 ‘기내 용품 부족’을 성토하며 경영진을 비난한 바 있다.

7일 여행 소비자들이 많이 모이는 네이버 카페 등을 살펴보면, 대한항공의 기내 서비스 질 하락을 성토하는 글과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항공편이 부족하다며 비행기 좌석값은 엄청나게 올려놓고 서비스 비용을 아끼는 것은 양심이 없다’는 비판이 주를 이룬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대한항공 귀국편 비행기 프레스티지석에 탑승했다는 한 누리꾼은 네이버 한 카페에 글을 올려 “항공권 가격은 훨씬 올려놓고, 코로나와 관련 없는 것들도 다 줄여놨더라”며 “원래 나빠지긴 쉬워도 다시 좋아지긴 어려운 법인데, 은근슬쩍 (질 낮은 서비스가) 고착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누리꾼은 “식사 전 제공하던 따뜻한 물수건 대신 차가운 일회용 물티슈가 제공됐고, 식사에서는 과일이 아예 빠졌으며, 라면에는 반찬이 제공되지 않았다”며 “기내식으로 양식을 주문했음에도 점심·저녁 모두 수프가 제공되지 않았고, 빵 역시 차가운 모닝빵 한 종류뿐”이었다고 성토했다.

대한항공 기내식 서비스 홍보. 누리집 갈무리
대한항공 기내식 서비스 홍보. 누리집 갈무리

얼마 전 타이 방콕에 다녀왔다는 한 누리꾼도 댓글을 달아 대한항공을 성토했다. 이 누리꾼은 “추워서 담요를 좀 달라고 했더니 승무원이 ‘제공이 불가’하다며 연신 죄송하다고 하더라”며 “음료 중에 맥주는 아예 없었고, 기내식이 너무 맛없어 한 입 먹고 다 남겼다”고 주장했다. 6월 기준 방콕까지 왕복 항공권은 일반석 기준으로 약 120~130만원, 비즈니스석은 약 270~280만원 선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비즈니스석을 탔다는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샴페인 한 잔 더 달라고 했더니 ‘없다’고 하고, 탄산수도 ‘없다’고 했다”며 “귀국할 때는 음료 중에 ‘와인’은 아예 동나서 선택할 수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비행기 삯은 올랐는데, 대한항공이 돈을 아끼느라 승객에게 서비스돼야 할 기본적인 기내 물품을 부족하게 탑재해 불편을 초래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항공요금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3배 안팎으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휴가지로 인기가 많은 인천~다낭 노선의 경우, 3년 전 25만~35만원 선이었지만, 현재는 70만~100만원에 이른다. 인천~뉴욕 노선은 2019년 120만원 내외에서 현재는 최고 500만원까지 뛰었다.

누리꾼들은 대한항공이 비용 절감을 위해 기내 서비스 물품을 줄이면서 승무원들이 감정노동에 더 심하게 노출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 모든 승객의 불편을 승무원이 ‘몸빵’으로 막고 있었다”며 “죄송하다는 말을 수없이 하며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승무원을 보고 있으니 분노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이러한 서비스 질 저하는 비단 예민한 승객들만 느끼는 것은 아니다. 앞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대한항공 직원이 올린 글 때문에 파란이 일었다. 이 직원은 “콜라와 주스 등 음료를 요청해도 못 드린다. 캔 음료 하나를 컵 석 잔에 나눠 드린다”며 “심지어 생수도 모자라 장거리 비행 때는 물도 아껴서 드린다. 해외에서 음료가 부족해 지점에 한 상자 주문한 사무장은 징계를 받고, 사비로 지출한 게 사실이자 현실”이라고 폭로했다. 이 직원은 이어 “식사 선택 시 퍼스트·비즈니스 등 상위 클래스 승객도 (음식을) 최소 탑재해 원하는 식사를 선택할 수 없다”며 “치즈 같은 디저트도 1인분을 1/2, 1/3로 아끼고 아껴 포를 떠서 드릴 수밖에 없다”고 적어 대한항공이 대중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탓에 기내식 서비스 등을 쉬었다 재개하다보니 승무원들이 심리적으로 일이 많다고 느끼고 적응이 잘 안 돼 우왕좌왕 하는 것 같다”며 “실제로 기내에 필요한 물품을 덜 싣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블라인드 글에 대해서는 “객실 승무원들은 회사 사정을 잘 모를 수 있다. 비행기 편수가 줄어 실제로 인력이 부족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해명에 비판이 들끓자 대한항공 쪽은 <한겨레>에 “오클랜드 노선은 코로나로 인한 국경 폐쇄 등 현지 방역 정책으로 현지 출발편에 한해 기내식 식재료 공급이 제한되고 있다. 낮시간 출발 방콕 노선에는 몸 아픈 승객이나 비상용 담요만 탑재하고 있어 향후 서비스 개선 검토 예정”이라며 “주류, 음료, 치즈 등 기내 서비스 물품은 승객 증가에 따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어 여객 운항 정상화에 맞춰 서비스 향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추가 입장을 전해왔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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