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차전이 끝났을 뿐이다. 아직 기회는 많다."
애플 컴퓨터의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에 주도권을 빼앗긴 삼성 등 경쟁 업체들이 일제히 반격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애플은 수성에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01년 데뷔 당시 미국내 점유율이 3.1%에 불과했던 아이팟은 지난 1월중 78%까지 치솟았으며 애플의 온라인 뮤직스토어 아이튠스(iTunes)는 지난 3년간 10억곡 이상을 판매했고 2001년 이후 동영상은 4천200만개 이상 팔려나갔다고 시장 조사기관 NPD그룹은 밝혔다.
애플은 특히 지난주 아이팟 홈스테레오 모델을 발표하는 등 디지털 음악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음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그러나 삼성, 소니, 도시바 등 라이벌 업체들은 더 싸면서도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한 제품으로 추격전을 전개할 태세다.
더욱이 미국 가정의 경우 불과 15%만이 MP3플레이어를 보유한 상태여서 텔레비전의 98%, 휴대폰의 71%, PC의 보급률 73%와 비교할때 아직도 개척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도시바는 이달 안에 제2세대 플레이어를 발표할 예정인데, 이 제품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윈도 운영체계가 장착돼 있고 음악이나 사진, 홈비디오, 다운로드용 영화 및 TV쇼 구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역시 이달에 도시바와 비슷한 모델을 발표할 계획이며 소니는 PSP와 기존 MP3플레이어의 성능을 향상시킨 제품들을 출시할 방침이다.
도시바 아메리카의 루이스 매시스씨는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며 이는 단지 애플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면서 "우리가 접근함으로써 고객들은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아이팟 셔플을 내놓은데 이어 아이팟 나노를 출시하고 10월에는 아이팟 비디오까지 내놓는 등 10개월 사이에 혁신적인 3개의 모델을 쏟아낸 애플 입장에서도 안심할 수 없는 입장이다.
더구나 애플은 지난 1994년 전체 PC 시장 점유율에서 매킨토시가 11.6%를 차지했다가 MS 윈도 장착 PC 쏟아지며 현재 4.2%로 급락한 전례를 아이팟이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
게다가 아이튠스의 경우 10억개의 음악파일, 1천200만개의 비디오 파일을 팔았지만 직접적인 성공 배경은 5억9천900만장의 CD, 11억장의 DVD에 힘입었다고 애덤스 미디어 리서치는 밝히고 있다.
투자자들도 애플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는데, 애플은 지난해 분기당 수익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주식은 52주간 최고치였던 1월에 비해 22%나 추락했다.
애플의 또다른 고민은 디지털 기기가 상대적으로 단순하다는 것. 저장장치와 액정 스크린, 음악 변환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되고 유행이란 것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점도 유의하고 있다.
애플의 해외 마케팅 담당인 필립 쉴러 부회장은 "우리 기술은 타사를 이미 능가했고 더 빠르고 더 나은 생산 체제를 갖췄다"며 "그들이 우리 것을 따라오기 바쁠 때 우리는 앞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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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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