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부제·색소 안넣고 천연재료만 사용한 가공식품 매출 급증세
서울 개포동에 사는 주부 서지연(39살)씨는 요즘 가공식품을 살 때 제품 포장지의 표시사항을 꼼꼼히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감자튀김과 감자칩의 아크릴아마이드 함유 논란을 비롯해 폐유가 묻은 라면, 음료수 벤젠 파동 등으로 먹거리에 불안감이 생기면서 방부제나 보존료 등이 첨가돼 있는지 더욱 유심히 확인하게 됐다.
천연재료만 사용하고 방부제, 색소, 글루타민산나트륨(MSG) 같은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은 가공식품이 소비자들에게서 인기를 얻고 있다.
12일 풀무원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출시 이후 매달 10~20%의 꾸준한 신장률을 보이던 ‘찬마루’ 브랜드의 액상 천연 조미료 ‘맛있는 요리국물’이 최근 식품 첨가물 관련 <추적 60분> 방송 이후 4월 들어 30%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표고버섯, 무, 해산물, 사골 등 10여가지 천연재료 외에 합성착색료, 보존료, MSG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게 회사쪽 설명이다.
풀무원에 이어 3월10일 천연 액상 요리맛장 ‘백설 한술에’를 내놓은 씨제이도 마찬가지다. 멸치, 새우, 가다랭이 등의 다싯물과 각종 양념을 우려낸 이 제품 역시 방부제, 색소, MSG를 전혀 넣지 않고 천연 재료로만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은 전국 매장에 납품되기 시작한 지난 3월에는 8천만원 정도 매출 실적을 보였으나 4월 3억여원, 이달 들어 10일까지 1억5천여만원 정도로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인체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발색제 아질산염과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은 하림의 냉동햄 ‘후로웰’도 요즘 들어 찾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었다. 김대식 하림 홍보팀장은 “무발색제, 무방부제 제품이라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프로모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류업계 최초로 2002년 초고추장·간장·된장 등 모든 장류 제품에 합성보존료 소르빈산칼륨 대신 천연보존료인 주정을 사용해 ‘무방부제, 무색소’ 선언을 한 대상도 장류 매출이 해마다 10~20%대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안전 식품을 찾는 소비자의 욕구가 커지면서 방부제, 색소, 설탕 등을 첨가하지 않은 신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빙그레가 3월 초 선보인 ‘달지 않은 신선한 콩두유’는 설탕, 방부제, 색소를 모두 사용하지 않은 두유 제품이다. 또 빙그레가 이번주 내놓은 ‘오색오감’은 설탕 대신 천연과육으로 단맛을 내고 색소, 방부제, 인공향을 쓰지 않은 발효유다. 이 밖에 동원F&B의 어린이 건강기능식품 ‘비타스쿨 키즈클럽’ 시리즈도 인공색소, 인공향료, 방부제를 넣지 않았다.
조윤상 풀무원 과장은 “가공식품의 유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앞으로 식품업체들은 맛뿐 아니라 소비자의 건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소비자들에게서 외면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조윤상 풀무원 과장은 “가공식품의 유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앞으로 식품업체들은 맛뿐 아니라 소비자의 건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소비자들에게서 외면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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