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제조업 매출도 되살아나지 않는 등 경기가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올해 추석선물세트도 저가상품과 상품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추석선물을 대량 구입하는 기업은 아예 사은품 등 부가혜택이 많은 1천만원짜리 상품권세트를 찾고 일반 소비자들은 10만원 미만의 저가 선물세트를 선호하는 등 추석선물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 상품권 매출 `쑥' = 대전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맞이 특판행사 기간 동안 상품권 매출이 지난해보다 10-20% 이상 늘어났다.
대전 롯데백화점은 이달 16-25일까지 열흘간 상품권 매출이 15억원으로 전년도 보다 12% 가량 늘어났다.
특히 10만원권 상품권 100장을 묶어서 내놓은 1천만원짜리 `프레스티지 패키지 상품권'의 경우 추석연휴를 한 달 앞둔 9월 초에 이미 대전점에 배정된 21매가 모두 팔렸다.
백화점은 올해 추석 행사기간 동안 전체 상품권 판매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인 60억 원으로 잡고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도 이달 상품권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늘어났다.
추석 2주 전 판매량에서도 이달 21-25일간 매출액이 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신장했다.
이처럼 상품권 판매가 늘어난 것은 경기침체에 따라 소비자들이 선물 구매 비용을 낮추려 하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웬만하면 10만원이 넘는 선물세트를 사는 것보다 백화점 상품권이 상대적으로 값싸고 편리하기 때문에 고객수요가 늘고 있다"며 "기업의 경우에도 사은품 등 혜택이 많은 세트형 상품권의 인기가 높았다"고 전했다.
◇ 선물세트 `저렴하게' = 한편 전통적인 선물세트의 경우 고가품보다 10만원 미만의 저가품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의 경우 과일가격이 다소 떨어져 과일세트가 인기를 끄는 등 5만-10만원대의 상품군이 추석 매출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100만원 이상 고가 선물세트와 50만 원 이상 선물세트는 각각 10여건, 30여건 가량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 롯데백화점도 이번 추석행사 기간 동안 100만 원짜리 굴비세트는 단 1세트만 판매된 반면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한 판매량은 전년보다 67%가 늘었다.
백화점 관계자는 "매장 직원들도 `손님들이 저렴한 상품만 찾는다'고 입을 모은다"며 "중저가 상품이 상대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가 풀리지 않아 소비자들도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중저가 상품에 초점을 맞춰 판촉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병조 기자 kbj@yna.co.kr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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