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저가(低價)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던 '처음처럼' 소주의 가격을 이달말부터 올리기로 결정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주류 BG는 오는 28일부터 360㎖들이 1병당 730원인 처음처럼 출고가를 770원으로 40원 인상할 방침이다.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10개 소주회사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360㎖병 기준으로 가장 싼 소주는 처음처럼으로, '참이슬 후레쉬' 등 다른 대부분의 제품 출고가는 800원이다.
처음처럼은 올해 2월 출시된 뒤 저가 경쟁력과 알코올 도수를 20도로 낮춘 '순한 소주'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월 전국 시장 점유율이 10%대까지 상승했다.
두산주류 BG가 처음처럼 가격을 인상키로 한 것은 주류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주류 BG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 1천350억원에 영업이익 170억원을 올렸고, 처음처럼이 출시된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월 점유율이 5.2%에서 10.1%까지 뛰면서 상반기 매출이 1천441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대대적인 마케팅비 지출로 2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또 처음처럼 점유율이 10%선까지 올라가면서 탄탄한 부동 고객층이 형성된 것도 가격 인상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두산주류 BG 관계자는 "그동안 낮은 출고가 때문에 원가 부담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가격을 인상해도 360㎖ 기준으로 출고가가 낮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가격 경쟁력은 여전히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참이슬 후레쉬와 비교해 병당 출고가 차이가 30원으로 줄어들면 상자당 가격 차이가 900원으로 좁혀지기 때문에 중간 유통상 등 거래선 입장에서 가격 메리트는 거의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김범수 기자 bumso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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