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 노려 값비싼 세트메뉴만 판매
직장인 김아무개(43)씨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모처럼 호텔에서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려고 예약을 하다 깜짝 놀랐다. 대부분의 특급호텔 식당들이 크리스마스 대목을 노려 값비싼 세트 메뉴만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메뉴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2일 서울시내 특급호텔 21곳 식당(뷔페 레스토랑 제외)의 크리스마스 연휴와 연말 메뉴를 보면, 장기투숙객을 위한 레지던스인 오크우드와 라마다 서울호텔, 세종호텔을 제외한 18개 호텔이 점심·저녁식사 때 호텔 쪽이 마련한 특선 메뉴나 세트 메뉴만 판매하고 있다.
그랜드하얏트서울 일식당의 경우 23·24·25·31일 저녁에 16만원·20만원짜리(부가세 10%·봉사료 10% 제외) 두 가지 세트 메뉴만 판매한다.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 스카이라운지 양식당도 24·25일 저녁에는 15만원·18만원(세금·봉사료 제외)짜리 두 종류의 메뉴만 취급한다. 더블유(W)호텔 일식당 역시 24일 저녁에는 17만원(〃)짜리 세트 메뉴만 판다. 웨스틴조선호텔도 중식당은 24일 저녁에는 16만원(〃)짜리 메뉴만, 일식당은 13만원·16만원짜리(〃) 코스 메뉴만 주문받는다.
강정화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호텔들이 장삿속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호텔업계 쪽은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식당들이 일찍 예약이 끝나기 때문에 특별한 세트 메뉴를 기획해 파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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