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영농조합 ‘솔잎차’
국내 첫 제조특허 받은 백양영농조합 ‘솔잎차’
“스님들이 호주머니에 생솔잎을 넣고 다니며 껌처럼 드시더라구요.”
전남 장성군 백양영농조합 차후덕(63) 대표는 1976년 휴양차 백양사에 머물 때 솔잎차를 처음 알게 됐다. 서울에서 사업 실패로 스트레스를 받은데다 악성빈혈로 길을 걷다 쓰러지곤 했던 그는 주지 스님의 권유로 솔잎차를 마셨다. 차 대표는 “꿀에 솔잎을 다져 넣고 아랫목에 발효시켜 두 달 정도 먹으니까 하늘이 보이더라”고 했다. 솔잎이 악성빈혈·동맥경화·고혈압·당뇨 등 성인병 예방에 뛰어나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것이다.
고향 인근 북이면 수성리에 살면서 부녀회장을 하던 그는 94년 백양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사업화에 나섰다. 3년 뒤 국내 최초로 솔잎차 제조 특허를 받는 등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유사제품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판매망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차 대표는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외풍에 맞섰다. 발효실과 숙성실, 여과기 등의 시설을 자동화했지만, 솔잎을 말리는 건조공정과 벌꿀과 설탕에 비비는 배합공정은 지금도 직접 점검한다. 이 회사 기획실장을 맡고 있는 며느리 장현순(38)씨는 “20년 제조 기법 덕분에 풋내가 나지 않고 향이 독특하다”고 말했다.
백양영농조합은 전국에 판매지사를 넓히고, 국내 관광호텔의 90%까지 판매망을 확보했다. 장 실장은 “외국인들한테 인기가 좋아 선물용으로 많이 나간다”고 했다. 2003년 ‘다다’라는 상표를 등록해 유사품과 차별화했으며, 송순주(솔잎술)와 쑥차·당귀차·오디주·매실차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미국·중국 등지에 수출을 시작해 국외시장 개척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061)392-1668, 7410.
장성/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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