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설 선물로 꼽히는 갈비세트는 공급량이 늘어나 지난해보다 값이 10% 이상 내렸다고 백화점들은 설명한다.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정육매장에서 손님들이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백화점 설 마케팅 차별화…단독 상품·고급 세트 승부
경기가 얼어붙었다고 울상을 지어 온 유통가에서는 이번 설 대목경기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설 연휴가 예년보다 짧아 고향을 찾지 못하는 아쉬움을 선물로 대신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백화점 업계는 올해 설 선물상품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10% 가량 늘려 잡았다.
주요 상품 가격 동향을 보면, 갈비세트는 국내 축산농가들의 물량 공급 증가로 지난해보다 10~15% 가량 값이 내렸다. 정육세트 역시 공급 안정에 힘입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떨어진 수준이다. 하지만 사과, 배 등 과일류는 지난 추석 때 선물세트 수요 증가로 재고가 달려 지난해 설보다 5~10% 값이 올랐다. 굴비, 멸치, 옥돔 등 수산물 세트는 지난해와 시세가 비슷하게 형성되고 있다.
설 선물세트 시장은 전반적으로 고급화와 실속화로 이원화해가는 흐름이다. 이런 가운데 백화점별로 차별화한 선물세트와 서비스를 내세우며 고객 밀착형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식품매입팀 최원일 팀장은 “특정 백화점만의 단독 선물세트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많아져 롯데 단독 상품을 지난해보다 25% 늘렸다”고 말했다. ‘바다원 수안요 청자 매화 귀족멸치세트’(70만원), ‘나전칠기 굴비세트’(80만원·60만원), ‘민어 굴비세트’(20만원) 등이 롯데가 내세우는 단독 상품들이다. 식품 명인·명장들의 정성과 혼이 깃든 ‘명식품’도 갈수록 인기가 높아져 이번에 종류를 다양화했다. 혜경궁 홍씨의 아들인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한을 달래고 어머니에 대한 효심으로 환갑을 축하하는 잔치를 열었을 때 상에 올린 음식들을 상품화한 ‘혜경궁 홍씨 진찬연세트’(240만원)를 비롯해 ‘예안 이씨 연엽주세트’(8만원), ‘문헌공 정여창 솔송주세트’(10만원) 등 50여 품목을 준비했다.
신세계=전통적인 인기 명절 선물인 정육, 굴비, 청과 등의 상품 질을 더욱 고급화한 ‘5 스타’ 선물세트를 강화했다. ‘5 스타’는 재배·사육 시점부터 생산지와 품종을 꼼꼼히 선별해 해당 바이어가 여러 차례 품질을 확인하고 엄격한 검사를 통과한 상품에만 부여된다. 정육세트는 최고 품질의 한우 암소만을 골라 만든 ‘명품 목장한우’(75만원)와 ‘명품 특선한우’(58만원)를, 수산에서는 ‘명품 은빛 멸치세트’(40만원), ‘명품 재래굴비세트’(55만원)를 준비했다. 과일세트로는 ‘명품 신고세트’와 ‘명품 사과세트’, ‘명품 한라봉세트’를 내놓았으며(과일은 시세 기준), ‘명품 자연산 활전복’(시세 기준)도 ‘5 스타’ 상품으로 선보였다.
현대=‘바이어 강력추천 선물세트 5선’을 마련했다. 우수한 혈통의 한우 암소 최상급품만을 엄선해 만든 ‘현대 명품 한우 냉세트’를 550세트 한정 판매한다. 구이용갈비 1.1㎏, 등심로스 1.1㎏, 채끝스테이크 1.0㎏, 등심불고기 1.1㎏으로 구성된 세트가 60만원, 찜갈비 1.0㎏, 양지 1.1㎏, 등심로스 1.1㎏, 등심 불고기 1.1㎏으로 된 세트가 40만원이다.
한우 냉장육을 200g 단위로 진공포장한 후 개별 종이포장을 한 ‘현대 특선 한우 정나눔세트’(9만~18만원)는 이웃들과 나눌 수도 있는 실속 선물세트다. 당도가 높고 과육이 큰 사과와 배로 구성한 ‘명품 사과·배세트’(12만원), 전남 강진과 장흥에서 유기농법으로 생산한 표고를 선별해 만든 ‘유기농 표고세트’(12만~30만원), 국내산 참조기를 전통기법으로 가공한 뒤 법성포 해풍에 건조시킨 ‘국내산 키재기 참굴비세트’(15만원~150만원)가 추천됐다.
갤러리아=‘강진맥우 냉장세트’(15만~35만원), ‘갈치 건옥돔 혼합세트’(23만원), 사과·배·단감 등 설 차례용 과일로 구성된 ‘차례용 세트’(6만원), ‘친환경 수삼·토종꿀 혼합세트’(14만5천원), ‘명품 혼합 건과세트’(20만원) 등이 바이어가 추천한 대표적인 선물세트로 꼽힌다. 이 가운데 ‘강진맥우세트’는 청정지역인 전남 강진에서 8가지 한약재를 첨가한 액상 사료로 키운 한우 선물세트로,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독특해 명절 때마다 인기가 높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설 선물세트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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