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쇼핑·소비자

음원시장 DRM ‘걸까, 풀까’ 재논란

등록 2007-02-12 19:33수정 2007-02-12 19:36

DRM을 둘러싼 견해 차이
DRM을 둘러싼 견해 차이
애플·벅스 “폐지로 모든 기기서 재생” 파이 확대론
“폐쇄적 정책 쓰더니 경영형편따라 말 뒤집어” 비판
“저작권침해 많은 한국 표준화·호환 논의 필요” 지적
“디아르엠(DRM·디지털저작관리)만으로는 불법 음원 유통을 근절할 수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모든 점포에서 구입한 어떤 곡이라도 모든 플레이어를 통해 재생할 수 있어야 한다.”(6일, 애플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

“음원 불법복제 방지를 위해 디아르엠을 도입했지만 표준화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모든 음원에 대한 디아르엠을 해제한다.”(7일, 국내 온라인 음악서비스업체 벅스)

미국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가 디아르엠 폐지론을 들고나오면서 세계 디지털 음악시장에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온라인 음악서비스업체 벅스가 디아르엠 해제와 다운로드 방식의 월정액제 도입을 선언했다. 여기에 세계 4대 음반사 가운데 하나인 이엠아이(EMI)가 디아르엠 폐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9일 알려지면서 디아르엠을 둘러싼 논란은 커지고 있다.

디아르엠이란 디지털로 된 콘텐츠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을 말하며 음악 등 콘텐츠가 디지털 형태로 바뀌면서 불법복제가 쉬워짐에 따라 저작권자의 권리가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다. 지금까지는 디아르엠을 활용한 저작권자 보호가 우선이라는 주장이 업계의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현재 온라인 음악사이트에서는 디아르엠이 적용된 음악을 정액제로 4000원에서 5000원까지에서 한 달 무제한 내려받기를 통해서나 한 곡당 300원에서 500원을 내고 들을 수 있다.

스티브 잡스와 벅스의 주장은 우선 ‘소비자 불편을 없애자’는 지점에서 만났다. 음반사들이 저작권 보호를 위해 디아르엠을 채택하고 있지만 소비자는 자신이 구매한 음악을 사용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어 합법적인 음악구매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디아르엠이 표준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특정 디아르엠이 걸린 음악은 한정된 기기에서만 재생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편은 컸고, 이런 불편은 불법음원시장을 키우는 꼴이 되었다. 또한 둘은 디아르엠 폐지가 ‘궁극적으로는 음반시장의 활성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비자의 불편이 사라지면 합법적인 음원시장으로의 진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다. 파이를 키워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가장 폐쇄적인 디아르엠 정책을 써온 것이 애플이라는 점에서 말들이 많다. 스티브 잡스의 이번 발언은 일부 유럽 국가들이 애플의 폐쇄적인 디아르엠정책이 불공정하다고 보고 법적 조처를 단행한다는 방침을 세운 뒤 나온 궁여지책으로 국외 음반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애플의 아이팟으로는 아이튠스에서 산 노래만 들을 수 있고, 다른 디아르엠이 걸린 음원은 작동되지 않는다. 특히 한국의 경우 아이팟에서 가요를 들으려면 어쩔 수 없이 불법 다운로드를 받아야 한다. 벅스의 경우에도 디아르엠 적용에 가장 앞장서 온 기업이라는 점에서 업계 사이에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온라인 디지털 음악 서비스 제공업체들로 구성된 디지털뮤직포럼의 박성진 간사는 “디아르엠 표준에 소극적이고 폐쇄적인 정책을 취해온 애플이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벅스 또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겨우 자리잡은 디지털 음원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불법 음원사용이 일상적이고 저작권 침해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디아르엠 해제보다는 정부 차원의 표준 디아르엠이나 디아르엠의 호환기술에 대한 논의가 앞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를 앞세운 시장논리로 힘겨루기 하기 전에 디아르엠을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견해도 있다. 진보네트워크의 김정우 활동가는 “현재 디아르엠 문제는 이용자의 정보접근권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공익을 위한 저작물 활용은 보장돼야 함에도 그마저도 무시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