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짜리 프랑스산 포도주의 유통단계별 가격
와인 수입액 작년 31% 늘어
지난해부터 주말이면 대형마트에서 와인을 사서 아내와 함께 즐기는 김성수씨는 얼마 전 일본 출장길에 와인숍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김씨가 대형마트에서 3만1천원에 구입해온 프랑스산 ‘마스카롱 메독 레드’가 일본에선 1500엔(한국돈 1만1700원)에 팔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가 국내 와인시장 성장세를 이끌면서 와인 수입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히 고급 와인의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와인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비싸야 좋은 와인’이라는 초보 애호가들의 잘못된 인식이 높은 세금 및 독특한 유통구조와 어우러지면서 와인 가격의 거품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7일 농수산물유통공사의 농수산물무역정보를 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2만2195톤, 8861만달러(약 840억원)어치의 와인을 수입했다. 지난 2005년에 견줘 물량은 17%, 금액은 31%가 각각 늘었다. 물량 증가율은 2005년의 증가율 19%와 별다른 큰 차이가 없다.
반면 수입금액 증가율은 두배 가까이 뛰었다. 고급 와인 수입이 급증했다는 얘기다. 수입 추이을 좀더 길게 보면, 수입액은 2000년 1980만달러에서 2006년 8861만달러로 6년새 4.5배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34.9%에 이른다. 수입물량은 같은 기간 2.8배(8862톤→2만2195톤) 증가했다.
세금이 원가의 절반 넘어…유통단계마다 마진
수입값 1만6천원짜리가 와인바에선 9만1천원 이처럼 와인 공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도 판매가격이 낮아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와인업계는 무엇보다 세금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한다. 와인에는 먼저 운임과 보험료가 포함된 도착가격(CIF)에 15%의 관세가 붙는다. 여기에 30%의 주세가 붙고, 주세의 10%를 교육세로 내야 한다. 예를 들어 시아이에프(CIF, 본선 인도가격) 1만원짜리 와인은 관세가 붙어 1만1500원이 되고, 여기에 주세 3450원과 주세의 10%인 345원이 교육세로 부과돼 1만5295원이 된다. 와인 한 병 값의 약 53%가 세금인데, 유통과정에서 수입상 공급가격에 다시 부가가치세 10%가 붙는다. 한 와인 수입업체 관계자는 “미국은 와인 산지인데다 주세가 없어 값이 싸고, 일본도 우리의 절반 수준인 30%대에 가격 기준이 아닌 양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겨 값이 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수입업체가 직접 소매유통을 할 수 없고 도매상에 위탁해 판매해야 하는 주류 유통구조도 도매상 수입마진 20~30%가 끼어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된다. 이런 유통구조 속에서 와인 수입상 30%, 도매상 20~30%의 마진에다 대형마트까지 20%선의 마진을 붙이는 등 유통단계마다 높은 마진이 확보돼 최종 소비자가격을 높이고 있다. 특히 상당수 호텔이나 와인바의 경우 수입가격의 10~20배 가격으로 파는 등 가격 거품을 조장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와인 수입업체인 두산 주류비지 송동현 대리는 “1만원 미만이라도 좋은 와인이 많은데 성숙한 와인 문화가 자리잡지 못해 비싼 와인만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이들의 허영심을 노려 값을 비싸게 매기는 소매상들도 가격 거품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윤영미 김수헌 기자 youngmi@hani.co.kr
수입값 1만6천원짜리가 와인바에선 9만1천원 이처럼 와인 공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도 판매가격이 낮아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와인업계는 무엇보다 세금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한다. 와인에는 먼저 운임과 보험료가 포함된 도착가격(CIF)에 15%의 관세가 붙는다. 여기에 30%의 주세가 붙고, 주세의 10%를 교육세로 내야 한다. 예를 들어 시아이에프(CIF, 본선 인도가격) 1만원짜리 와인은 관세가 붙어 1만1500원이 되고, 여기에 주세 3450원과 주세의 10%인 345원이 교육세로 부과돼 1만5295원이 된다. 와인 한 병 값의 약 53%가 세금인데, 유통과정에서 수입상 공급가격에 다시 부가가치세 10%가 붙는다. 한 와인 수입업체 관계자는 “미국은 와인 산지인데다 주세가 없어 값이 싸고, 일본도 우리의 절반 수준인 30%대에 가격 기준이 아닌 양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겨 값이 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수입업체가 직접 소매유통을 할 수 없고 도매상에 위탁해 판매해야 하는 주류 유통구조도 도매상 수입마진 20~30%가 끼어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된다. 이런 유통구조 속에서 와인 수입상 30%, 도매상 20~30%의 마진에다 대형마트까지 20%선의 마진을 붙이는 등 유통단계마다 높은 마진이 확보돼 최종 소비자가격을 높이고 있다. 특히 상당수 호텔이나 와인바의 경우 수입가격의 10~20배 가격으로 파는 등 가격 거품을 조장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와인 수입업체인 두산 주류비지 송동현 대리는 “1만원 미만이라도 좋은 와인이 많은데 성숙한 와인 문화가 자리잡지 못해 비싼 와인만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이들의 허영심을 노려 값을 비싸게 매기는 소매상들도 가격 거품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윤영미 김수헌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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