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좌식 문화에 맞게 꾸며져 사랑방 구실을 해주는 대림산업의 다실. 대림산업 제공
전통 한옥처럼 꾸미고 가변형 벽체도 투명하게
주택 건설업체들이 아파트 평면, 조경, 외관에 이어 최근 실내장식 디자인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점점 치열해지는 분양 시장에서 차별화된 인테리어로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들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대림산업은 인테리어 전문가인 마영범 디자이너(경원대 교수)와 손잡고 ‘한국적 정서와 기능성을 강조한 생태학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대림의 새 인테리어는 한국의 전통미를 강조하면서 최대한 단순하게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마룻바닥은 나뭇결이 돋보이게 했고 면과 마, 한지 느낌이 나는 벽지를 선택해 입주자가 어떤 장식장이나 가구를 들여놓더라도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대형 평형의 거실과 안방 사이의 복도 천장은 경사가 있는 지붕 형태로 제작해 전통 한옥의 맛을 느끼게 했다. 대림산업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대림주택문화관에 36·53·71평형을 대상으로 새로 선보인 인테리어를 꾸며 전시하고 있다. 마 교수는 “유행에 따라 변하는 화려한 치장을 배제하고 실용적이면서도 단순미가 느껴지도록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입주자들이 공동으로 쓰는 엘리베이터 디자인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 엘리베이터는 대부분 스테인리스 등 금속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단순했지만, 최근에는 내부를 나무와 대리석 등으로 장식해 우아하면서도 친근감을 자아내는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40~50대 상류층 취향을 겨냥한 ‘클래식’과 30대 중산층을 타깃으로 과감한 컬러와 그래픽을 조합한 ‘하이테크’ 등 두 가지 디자인을 개발했다. 지에스(GS)건설도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가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파트 실내 공간을 입주자의 취향에 따라 활용하도록 개발한 가변형 벽체도 새롭게 디자인되고 있다. 기존 가변형 벽체는 방 또는 거실을 넓히거나 좁힐 때 벽체를 없애거나 벽체를 설치하는 데 불과했다. 그러나 쌍용건설과 대림산업이 선보인 가변형 벽체는 유리로 된 투명한 구조 또는 회전식으로 만들어 공간의 분리를 꾀하면서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쌍용건설이 최근 분양 중인 주상복합 아파트 ‘남산 플래티넘’에 적용한 투명한 가변형 벽체는 소비자들로부터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종훈 기자
투명한 구조로 공간을 분리시키면서도 개방감을 살린 쌍용건설의 거실 가변형 벽체.
쌍용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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