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한국소비자원 팀장
‘소비자’ 책 펴낸 김종훈 한국소비자원 팀장
자동차·식품·공산품·세탁물 등 피해사례 담아
“외양간 소 지키려면 소비자 스스로 정보 갖춰야” “소비자가 소비 행위의 주체로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선택할 수 있도록 19년간 모은 정보를 책에 담았습니다.” 김종훈 한국소비자원 생활안전팀장이 20년 가까이 소비자 관련 업무를 하며 경험한 현장 이야기를 〈어이! 김 팀장〉이란 책으로 펴냈다. 책에는 그가 1988년 한국소비자보호원(올해 3월28일 한국소비자원으로 바뀜)에 입사한 뒤 소비자 피해 구제·안전 업무를 처리하며 현장에서 체험한 자동차·식품·공산품·세탁물 등 다양한 소비자 피해 사례와 정보가 담겨 있다. 김 팀장은 “소비자 관련 업무를 하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보다는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철저히 두들겨봐야 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제품의 결함 또는 사용자 부주의로 사고가 나거나 피해를 볼 경우 물질적 손해는 물론, 시간 낭비와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우선적으로는 사업자가 좋은 품질의 상품을 제공해야겠지만, 이제는 소비자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정보를 갖춰야 합니다. 그는 “책에 사례별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여러가지 정보와 관련 규정을 함께 실어 소비자들의 실생활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피해 구제 업무를 하다 보면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때가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소비자의 기대치와 사업자의 보상 범위가 차이가 클수록 중간에서 조정을 하는 담당자는 애를 먹기 일쑤예요. 자신의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업자에게서 돈을 먹었다’는 막말을 하는 소비자도 있어 난처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도 그는 피해를 본 소비자의 처지에서 먼저 생각해 보자고 후배들에게 권한다고 했다. “화가 난 사람에게는 상대의 얘기를 충실히 들어주는 방법이 최상의 약이더군요.” 그는 분쟁조정1국장 시절 고객 만족을 위해 피해 구제를 신청한 소비자에게 한번 더 전화 걸기, 진행 상황 문자 보내기, 방문하기, 미소짓기 등 ‘원 모어 서비스 운동’을 펼쳐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 팀장은 이 책에서 피해 구제를 처리해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일하던 식당에서 누룽지를 싸 온 아주머니, 반면 아들의 신분을 들먹이며 특별한 보상을 받으려던 아주머니 등 뒷얘기들도 실어 잔잔한 감동과 함께 생각해볼 거리를 주고 있다. 오랫동안 자동차 피해 구제 업무를 하며 이론 공부에도 매진해 자동차에 대해서는 전문가로 꼽히는 김 팀장은 여러 신문에 자동차 관련 연재물을 싣거나 방송에 고정 출연하는 등 대외활동도 활발히 해왔다. 이번 책 외에도 〈초보자를 위한 자동차 상식 백과〉, 〈알쏭달쏭 소비자 피해 101가지 여행〉, 〈자동차 구조와 점검 요령〉 등 세 권의 책을 펴냈다. 글·사진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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